부산은 인구나 경제력 등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제2의 도시다. 이제는 우리나라를 벗어나 유라시아 관문 도시로의 도약까지 꿈꾸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 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부산이 과연 도시 위상에 어울리는 문화예술 분야 잠재력을 갖고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부정적 답변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최근 일고 있는 ‘장르 파괴’ 움직임은 부산 문화예술의 활력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임이 분명하다.
오래전부터 부산 문화예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특정 분야 편중이 거론되어 왔다. 무용이나 문학, 음악 등 기존의 정통예술이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는 대신 영화나 대중예술 등에는 관객이 몰리고 있어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놓은 설문자료(복수 응답)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민 문화예술 관람률 집계에서 영화는 76.2%, 대중음악·연예는 24.1%를 차지했다. 반면 무용은 0.2%, 서양음악은 0.9%, 전통예술은 3.7%, 문학행사는 5.0%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을 해소하려면 서로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적 성격의 문화예술이 뿌리 내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튜브와 SNS로 대표되는 온라인 문화에다 현장 중심의 기존 장르를 합치고 여기에다 주민참여 기회를 확대해야만 지역민에게 더 많은 문화향수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 부산에서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장르 파괴가 대거 등장하고 있다. 과거 신발·재봉산업 중심지였던 부산진구 신암로 일대의 빈 공장을 전시장을 활용하는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일부에서는 부산의 문화예술 토양이 수도권 등지에 비해 척박하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이 그러하다면 남은 과제는 각고의 노력으로 이런 장벽을 극복하는 일이다. 기존의 틀을 깨려는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신한 시도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시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한 도시의 문화 수준은 지역의 얼굴이나 다름없다. 소통과 확장, 협업을 통해 부산 문화예술이 한 걸음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