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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부산 젊은이를 위한 로컬퍼스트 경제 /차동욱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19 19:17:23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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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제자들과 저녁을 같이하는 걸 좋아한다. 학생들 입장에서 불편한 점도 서슴없이 얘기하고, 교수로서 내 고민도 함께해 주는 친구 같은 제자들이다. 그렇게 사랑스러운 제자들이다 보니, 학생들끼리는 가기 부담스러운 맛집을 찾아다닌다. 얼마 전, 지난해 동료 교수들과 함께 가 봤던 음식점을 학생들과 찾아갔는데, 찾지 못해 한참을 헤맸다. 지난해에도 개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음식점이었는데, 다른 상호로 바뀌어 있었다. 장사가 제법 되는 듯 보였는데, 문을 닫은 것 같았다. 뒤늦게 인터넷을 뒤져 봐도 같은 상호의 음식점은 발견할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부산상공회의소가 공개한 2017년 부산지역 폐업자 수에 가슴이 답답했던 적이 있다. 하루 234명꼴로 폐업했고, 그중 94%가 개인사업자라고 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해 정부의 임금주도 성장 정책에 모든 책임을 돌리기도 하지만, 우리 경제 구조 자체에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만 할 것이다. 임금주도 성장 정책이 우리 경제에 큰 충격을 줬다면, 그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저임금 구조에 묶였다는 방증이 될 것이다. 언제까지 저임금 구조에 우리 경제를 의존할 것인가? 내 사랑하는 제자들은 곧 대학을 졸업하고 다수가 임금노동자의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언제까지 저임금을 강요하고 소박한 삶에도 행복이 있으며 스스로 찾기 나름이라고 강변할 것인가? 지방대학을 졸업하는 내 제자들은 다수가 이 지역에서 경제활동을 해야 할 텐데, 지역 경제는 그야말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 부산 경제를 받쳐줄 규모의 부산 기업이 있는가? 1980년대 당시의 최고 권력자는 부산 시민의 자랑거리가 될 뻔했던 기업들을 자신의 눈 밖에 났다는 이유로 싹을 잘라버렸다. 지역 경제를 살리는 방법으로 대기업 본사나 공장의 유치 방안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대기업 본사가 와 봤자 껍데기만 올 것이고, 대기업 공장의 유치가 진정으로 장기간 부산 경제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두 달 전쯤 이 지면을 통해 로컬퍼스트 운동을 소개한 적이 있었다. 지역 순환경제라는 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다. 지역 순환경제는 외부로 유출되는 지역의 부(富)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 구조이다. 지금 부산에서도 지역화폐 도입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온라인쇼핑 등에 장악되는 지역의 시장을 지역민의 지역 내 소비를 통해 지역 내 경제순환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만들려는 노력이다. 지역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앙으로 부(富)를 빼가는 대(大)자본으로부터 골목상권을 지키는 데는 어느 정도 역할을 하겠지만, 지방자치 단체의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의 한 결실이, 제대욱 의원이 발의하여 최근 부산시의회를 통과한 ‘부산광역시 사회적경제 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조례’이다. 부산에 소재한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및 공유경제, 공정무역 등의 활동을 하는 기업과 비영리단체가 생산하는 재화 및 용역을 부산시, 부산시 출자·출연 기관, 부산의 지방공기업들이 우선으로 구매하고 판로 지원을 하기 위해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하는 조례이다.

물론 불공정의 시비를 일으킬 정도의 무조건적인 지원 방식은 아니다. 로컬퍼스트 경제의 출발점이며 기본 골격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사회적경제 기업부터 시작하지만, 부산 소재의 많은 기업이 지역 순환경제 구성원이 되도록 확대해야 한다.
희망이 가득한 시도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역 순환경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행정 인력도 부족하고 부산 시민에게도 아직 생소한 개념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해야 한다. 내 제자들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은 기회가 많을 것이라 지레짐작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러워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부산에 남아 있는 자신에 좌절하는 모습을 더는 보고 싶지 않은 까닭이다.

동의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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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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