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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한국 탁구의 큰 별을 기리며 /현정화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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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5-15 20:04:36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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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대한탁구협회에는 큰 슬픔이 있었다. 탁구협회를 이끌던 조양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였다. 탁구계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협회장을 맡았고 지난 10여 년 동안 조건도 없이 이끌어왔다. 재정적으로도 어려웠던 탁구계에 100억 원이 넘는 물질적인 지원과 더불어 정신적인 지주 역할까지 했다.

탁구계의 발전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을 아끼지 않았던 생전의 모습이 주마등같이 스쳐 지나갔고 그동안 소소하게 탁구인을 챙기고 사람을 아끼던 모습이 생각나서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내가 기억하는 생전 조양호 회장의 모습은 큰 경기가 있을 때마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던 것이다. 경기하는 장면을 손수 찍은 사진으로 앨범을 만들어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지난 런던올림픽 당시 필자가 여자 탁구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었는데 여자 대표팀이 3, 4위 순위 결정전에서 싱가포르에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그때도 조 회장은 “최선을 다했고 잘 싸웠다”고 절대 기죽지 말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아 있다.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면서 세계랭킹 20위 안에 들게 되면 해외 경기를 다닐 때 선수들의 비행기 좌석을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꾸어서 탈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도 조 회장이 탁구를 얼마나 아꼈는지 보여주는 일화다.

또 글로벌 시대를 맞아 탁구협회가 세계의 다양한 나라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인물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도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유승민 선수가 은퇴한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적극적으로 후원했고 마침내 2016 브라질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돼 귀국했을 때는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유승민 위원은 조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국제연맹과도 잘 소통하며 한국 탁구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달 세계탁구선구권대회 기간 중 열렸던 국제탁구연맹(ITTF) 정기총회에서 임원들의 만장일치로 ITTF 집행위원으로 선출되는 큰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자 탁구의 막내인 안재현 선수가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선수와 선배들을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고 준결승에서도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비록 아쉬운 패배로 결승까지 오르지 못했지만 세계랭킹 150위권의 선수가 보여준 놀라운 선전을 조 회장이 지켜봤다면 얼마나 뿌듯해했을까 생각하면 또다시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한국 탁구는 어려울 때마다 저력을 발휘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조 회장의 보이지 않는 지원과 투자가 없었다면 감히 생각지도 못했을 일이 아닐까 한다.

우리는 탁구계의 아주 큰 별을 잃었다. 그러나 그동안 조 회장이 이끌어 놓은 탁구계의 업적과 과업을 이어받아 지켜나가야 한다.

먼저 내년 3월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선수권대회)를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멋지게 치러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 남북 단일팀을 만들어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와 같은 감동을 온 국민과 전 세계에 선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한국 사람은 어려울 때마다 하나가 되었고 결국 이겨냈던 역사가 있다. 한국 탁구가 힘든 고비를 맞았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도약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 탁구를 위해 그동안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조 회장에 깊이 감사드리고 이제는 하늘에서 우리가 잘해나가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계시기를, 그리고 힘을 주시길 기도해본다.

한국마사회 탁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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