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생각이다. 2기 신도시 건설은 노무현 정부가 펼친 정책이라고 하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아 보였다. 우선 임기 5년 내내 매달렸던 서울 집값 특히 강남 집값 잡기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울 집값은 급등했고, 신도시 역시 덩달아 올랐다. 그 사이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격차는 커졌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부의 최대 업적인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과도 어긋났다. 2003년 발표한 2기 신도시는 1기 신도시처럼 단순한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니었다. 1기 신도시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서울 도심 반경 20㎞ 내에 계획됐다. 반면 2기 신도시는 경기 김포, 인천 검단, 화성 동탄1·2, 평택 고덕, 수원 광교, 성남 판교, 위례, 파주 운정 등 서울에서 30㎞ 이상 떨어진 곳에 조성됐다. 그래서 주변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배치되는 등 자족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이 덕에 서울은 경기도로 급속히 확장됐고, 이제 나라 인구 절반 이상이 모여 산다. 먹을 게 많으니 사람이 모여들 수밖에.
나만 그런가. 노무현 정부의 신도시 정책에서 문재인 정부의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의 결말이 느껴진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강력한 분권과 균형발전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3기 신도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그것도 서울에서 불과 2㎞ 내인 경기도 남양주 하남 과천, 인천시 계양 등 4곳을 지난해 12월 지정한 데 이어 최근 고양시 창릉과 부천시 대장 등 2곳을 추가했다. 그나마 노무현 정부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란 먹거리를 비수도권에 챙겨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아직 소식이 없다.
황당한 것은 기존 1·2기 신도시 주민의 불만이다. 서울에서 더 가까운 곳에 3기 신도시를 건설하는 것은 기존 신도시에 사망선고라는 반응이 나온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아파트 단지별 반상회나 촛불집회, 현수막 달기 운동 제안 등 격앙된 주장이 등장했다. 반대 이유는 물론 그들의 집값 걱정이다. 건축 연도가 30년이 다 돼 가는 1기 신도시와 아직 서울 접근성이 완전하지 못한 2기 신도시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덜 오를 것이란 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비수도권 입장에서 보면 배 부른 소리로 들린다. 30년 내에 3500개 읍·면·동 중 40%가 없어진다는 진단이 있을 정도로 비수도권은 위기다. 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이 더 가슴 시린 법. 1·2기 신도시 주민의 반발에서 배 아픈 것은 못 참는게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수도권도 그런 감정을 느껴 봤으면.
정순백 논설위원 sbj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