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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칼럼] 해양수도 부산 새 먹거리, 선주업 육성을 /한종길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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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4-30 20:00:20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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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도 부산이 해양산업을 견인할 선도산업으로서 선주업을 육성하는 과제가 절실하다. 세계적인 해사 교육 및 연구기관과 조선업체, 선급, 해양금융 담당 국책금융기관이 부산을 중심으로 배치됐지만 부산을 대표할 해양산업은 항만업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않는다. 부산항이 세계 5위의 컨테이너 처리 항만으로 항만업의 발전에 큰 기여를 하지만 세계적인 해운, 조선업을 보유한 부산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지 못한다.

한국은 해운업과 조선업이 세계적이지만 현실은 조선업이 발전할수록 해운업은 힘들어지는 상호대치 관계이다. 우리 조선업이 국책금융기관의 지원으로 건조한 우수하고 값싼 선박이 해외 주요 선사에 건너가 거꾸로 우리 해운업을 압박하는 구조다. 해운업 내부적으로도 선박 소유와 운항이 분리되지 못하고 선사가 크든 작든 소유와 운항을 함께해 위기가 심화됐다. 해운업이 발전하려면 소유, 운항, 선박관리가 분화되면서 글로벌 대응능력을 갖춘 대형 운항사는 운항에 전념하고 선주사들이 선박을 공급하는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한다.

선주업은 선박을 소유하고 이를 필요한 운항선사에게 빌려줘 용선료를 받고, 우수 선원을 고용해 선박을 관리하며 적절한 시기에 선박을 매매하여 차익을 실현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 이미 선주사들은 세계경제의 위기에 따른 해운경기의 변동성을 극복하며 세계해운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표적 선주로는 그리스 선주와 일본의 에히메현 이마바리시를 중심으로 한 이마바리 선주가 있다. 이마바리는 인구 20만 명에 불과하지만 약 50개의 선주사가 일본 외항선의 31.2%에 달하는 1035척을 보유하고 있다. 척당 3000억 원으로 볼 때 31조 원이나 되고, 용선료 수입은 연 5조 원에 달한다. 인근의 조선소 매출액 5조 원까지 합할 경우 해운조선산업 매출액은 연 10조 원에 달한다. 여기에 선박관리, 조선기자재나 수리조선 등이 더해지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진다. 2016년 부산시의 지역경제 총생산액이 92조 원이라는 점에서 이마바리시의 해운조선관련산업의 경제효과는 엄청나다.

이마바리 선주는 선주사·운항사·화주·조선소·지역은행이 결합한 지역기반의 해사클러스터 비즈니스모델이다. 이마바리 선주들은 일본의 대형 운항선사와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소유와 운항을 분리,선박대선업에 전념해 성공을 거뒀다. 일본의 대형선사들은 2000년대 들어 선박의 자가 소유로 부채비율이 증가하자 신용도 하락을 피하기 위해 이마바리선주에게 선박을 건조, 소유하게 해 이를 장기 용선했다. 선주가 필요한 신조자금은 대형선사가 소개한 일본의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 자기자금 10% 내외로 선박을 소유할 수 있게 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의 엔화자금으로 선박을 건조해 이마바리 선주의 경쟁력이 더욱 좋아졌고 일본선사 이외에도 유럽과 대만선사까지 이마바리 선주의 선박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총대출액의 26%가 해양관련산업 대출로 알려진 지역은행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몫을 했다. 이마바리 지역은행들은 융자뿐 아니라 자체적으로 선박금융전문인력을 육성, 세계 해운시황정보를 입수해 선주에 제공하면서 지역 선주들에게는 지역 조선소에 발주하도록 권유해 해운과 조선산업의 공생발전을 도모한다.

선주는 해운산업의 뼈대가 되는 주요 기능을 한다. 한국이 해운경기에 관계없이 안정적 발전을 이루려면 건전한 선주업을 육성해야만 한다. 이를 통해 대형운항사는 자기부담을 최소화하며 선복을 확보하고 안정적 재무구조를 만들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선종에 대한 진출이 가능해진다. 조선업은 지역의 선주업을 활용, 경기불황에도 적정규모의 생산시설과 고용을 유지할 수 있다.

부산 중구 중앙동의 선주가 문현동의 선박금융기관을 활용, 동남권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한다. 이를 부산항을 모항으로 하는 국내 대형운항사에 빌려주고, 부산에서 양성한 해기사를 승선시킨다. 배는 중앙동의 선박관리업체가 관리하고, 명지동의 조선기자재업체가 만든 기자재를 활용한다. 이 시스템이 가능하도록 하자는 거다.

산업적 유사성이 많은 일본이 1960년대 이후 클러스터 내 협력구조 구축을 통해 해운산업의 장기적 발전을 도모한 것처럼 우리도 대형운항선사와 선주사, 조선업, 금융산업 간 협력관계를 구축하자. 부산이 보유한 세계적인 해사교육연구기관을 활용하여 그리스선주와 같은 국제적인 감각을 익히며 해양도시 부산을 선도하는 신산업으로서 선주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다. 해운산업의 재도약을 위해서도 해양수도 부산이 해야만 하는 중요한 역할은 해양산업을 선도하는 선주업의 육성이다.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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