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노사 분규가 6개월째를 맞았다. 작업을 전환해 배치할 때 노조 합의 등을 놓고 노사 양측이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다. 협력업체를 비롯한 관련 업계와 부산 시민은 불안하게 르노삼성차 사태를 지켜본다.
지난해 10월 이후 노조는 58회에 걸쳐 총 23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누적 손실 금액은 약 2600억 원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차는 파업에 돌입한 후 지속해서 감소한 수출 실적이 지난달 60% 넘게 곤두박질치며 30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율을 기록했다. 직간접 피해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생산량이 들쭉날쭉하면서 애초 올해 10만 대를 공급할 예정이었던 닛산 로그 위탁 물량은 6만 대로 줄었다. 또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도 불투명해졌다. 로그를 대체해 배정이 예상된 신차 XM3 물량도 스페인 공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희망의 빛이 조금 보이는 것은 최근 도미닉 시뇨라 사장의 광폭 행보 때문이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 16일 오거돈 부산시장을 예방한 데 이어 23일 부산상공회의소 허용도 회장을 만나 노사 협상 등 여러 현안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시뇨라 사장은 2017년 11월 취임한 이후 회사 내·외부에서 의사소통 의지나 스킨십을 뚜렷하게 보여주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무분규를 기록해 자동차업계에서 노사 관계 모범생으로 불렸던 르노삼성차가 노사 갈등에 휘말린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주요 원인으로 시뇨라 사장의 ‘불통 리더십’을 꼽는다. 취임 초반 노조원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들은 르노그룹이 해외 곳곳에 공장을 운영하면서 온갖 노사 갈등을 겪고 또 해결해왔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특유의 노조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성공 전략을 짜기 어렵다. 일평생 기업을 일군 경영자는 기업에서 가장 어렵지만 중요한 요소를 ‘사람’으로 꼽는다. 그만큼 직원에게 일을 시키기도, 직원을 관리하기도 어렵다. 어렵지만 진정성을 가지고 자주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면 결국 답이 나온다고 한다. 시뇨라 사장의 바뀐 모습이 노조원의 마음을 움직여 조속한 타결이라는 결실로 나타나길 기대한다.
경제부 차장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