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도심의 노후화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는 도시정비법에 따른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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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서상균 |
그런데 이러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사업성이 있어야 건설업체들이 시공사로 참여해서 진행될 수 있다. 해서,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역은 정비구역 지정만 된 채 수십년 동안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기존 주거환경을 완전히 바꿔버리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열악한 원주민들의 정착률이 지극히 낮다.
그 결과 지금까지 재개발·재건축사업은 돈 있는 사람들의 부동산 투기수단으로 이용된 측면이 많다. 현 정부에서는 재개발·재건축사업의 이러한 폐단을 극복하고, 원주민들이 생활터전을 잃지 않으면서도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제도를 만들고, 공공기관이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토록 하고 있다.
소규모주택정비법에서 규정한 사업방식에는 자율 주택정비사업과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이 있다. 그중 자율 주택정비사업이 규모가 작고, 비교적 쉽게 접근이 가능하여 소개해보고자 한다.
자율 주택정비사업은 단독주택의 경우는 10세대 미만, 다세대주택의 경우는 20세대 미만,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이 합쳐진 경우는 20세대 미만의 주민이 스스로 주민합의체를 구성하여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쉽게 얘기하면 인접한 단독주택 몇 세대가 모여 규모가 크지 않은 빌라나 1동짜리 아파트를 건축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나 아무리 사업규모가 작아도 건설사업을 진행하는 데는 전문지식과 자본이 필요한데,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한 지역의 주민들이 그러한 전문지식과 자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정부는 공공기관이 사업 초기부터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하도록 제도를 만들어 놨다. 가령 인접한 단독주택 몇 세대 주민이 합의하여 각 지역마다 있는 한국감정원에 찾아가서 자율주택정비사업 신청을 하면, 한국감정원에서 설계업체를 선정하여 대략적인 설계를 해서 해당지역의 분양 및 임대수요, 분양가, 일반분양분의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 가능성 등에 대해 분석을 해준다.
분석 결과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주민설명회를 개최해 추가적으로 사업에 참여할 사람을 확정한 후 최종적인 주민합의체를 구성하고, 한국감정원은 설계업체, 시공사 등을 추천해서 사업시행인가신청을 하게하고, 사업시행인가가 나면 본격적으로 공사를 시작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 즉 사업성분석비 설계비 시공비 등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최대 90%까지 융자를 해준다.
이 사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시행인가 전에 일반분양분에 대해 LH에 매수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LH가 매입확약을 해주면 매입확약 비율에 따라 HUG가 사업비의 50%에서 90%까지 융자를 해준다. 결국 LH가 얼마나 일반분양분의 매입확약을 해주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실무적으로 LH가 매입확약에 소극적이라고도 알려져 있는데, LH는 적극적으로 일반분양분을 매입해서 저소득층의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고, 제도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HUG가 아무리 사업비를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사업비의 전액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고, 융자도 빚이라는 점에서 주민들만의 힘으로 이 사업이 진행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사업을 같이 할 건설회사나 정비회사를 물색해서 인적 물적 도움을 받아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
재개발·재건축사업의 폐해를 극복하고, 주거환경개선과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만든 제도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모두 힘을 합쳐야 하겠다.
변호사·법무법인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