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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0년 억울한 누명’ 재심서 명명백백 진실 밝혀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21 19:09:2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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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법이 1990년 1월 일어났던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에 대한 재심 개시 여부를 따지는 첫 심문을 다음 달 23일 열기로 했다.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뒤 21년을 복역했던 최인철·장동익 씨가 2017년 5월 부산고법에 재심을 신청한 지 2년 만이다. 앞서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경찰 고문에 의한 허위자백으로 범인이 조작된 정황이 있다는 심의결과를 지난 17일 내놨다. 법원이 앞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예단하기 어려우나 진실 규명의 길이 다시 열렸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사안임이 분명하다.

데이트를 하던 연인 가운데 여성이 성폭행을 당한 뒤 살해되고 남성이 상해를 입은 이 사건은 범죄의 잔혹성으로 인해 큰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경찰이 체포한 범인 2명이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자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사건 발생 30년이 다 돼 법원이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재심을 결정했으니 당시 경찰·검찰의 수사가 얼마나 무리하게 진행됐던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과거사위원회는 심의결과를 통해 고문 방법과 장소, 가혹행위를 저지른 경찰에 대한 최·장 씨의 진술이 아주 일관성이 있으며 이미 확인된 내용과도 부합해 상당한 신빙성을 가진다고 판단했다. 또 두 사람이 처음부터 끝까지 경찰의 고문에 못 이긴 허위자백임을 호소했는 데도 검찰 역시 이 주장의 진위 여부를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수사기관이 조속한 범인 검거를 위해 애꿎은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붙이려 한 개연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는 범죄 사실 인정 때는 ‘합리적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열 사람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억울한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법원이 ‘낙동강변 2인조 살인사건’ 재심 신청 심문을 하기로 한 이상 이번 만큼은 진실이 명백하게 밝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만약 이 사건이 공권력에 의해 개인의 인권이 송두리째 파괴된 사례가 맞다면 지금이라도 당사자들이 살인자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해줘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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