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대형병원을 방문한 이들은 갑자기 설치된 스크린 도어라든지 환자 이름을 계속 반복해 확인한다든지 이전과 다른 문화에 어리둥절한 경험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제도들은 모두 환자안전과 연관된 것이다. 하지만 왜 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있는 시민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부산의료원에서는 이달부터 월 2회 환자 및 보호자, 시민을 대상으로 환자안전교육을 시작했다. 환자들의 반응은 아주 고무적이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각종 제도의 필요성을 알게 되니 협조와 참여라는 결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환자안전’이란 의료를 이용하는 환자의 입장에서 ‘위해’를 받거나 ‘안전’에 위협을 받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정부나 병원이 제공하는 환자안전망을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시민이 환자안전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고 능동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환자안전교육 프로그램은 환자안전 및 안전사고에 대한 이해 증진, 의료진의 안전보장 활동(정확한 정보 공유, 부작용 점검, 장비 관리, 병실 순회, 사전 동의 등)과 환자가 실천해야 할 안전 행동(낙상, 각종 검사·시술·수술의 목적과 주의 사항 인지, 환자 확인 절차, 약물 정보, 안전 수칙, 손 위생 등), 의료시스템 신뢰의 중요성을 숙지할 수 있는 내용, 환자안전에 위협을 받을 경우 수행해야 할 적절한 대처방법을 교육하여 환자안전 관리에 환자가 직접 참여하도록 한다.
아파서 찾는 병원이니 들어서는 순간 안도감이 들기도 하겠지만 실상은 병원은 그리 안전한 곳이 아니다.
다양한 환자와 사람이 많이 드나드는 곳이니 그만큼의 오염원들이 존재하는 곳이다. 수많은 약물투여와 검사도 이루어진다. 제대로 된 환자 확인 없이 마구 하다 보면 사고 나기 십상이다. 항암제 투약 오류로 사망한 소아 사건이나 메르스 사태가 대표적인 안타까운 사고들이다.
늦었지만 뼈아픈 사태들을 통해 병원과 의료계는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고 시스템을 보완하여 실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여러 단계의 거름망을 설치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스템을 갖추고 훈련된 인력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협조 없이는 제대로 구현하기 어렵다. 합이 맞아야 최대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결국 환자와 보호자의 협조가 필수이다. 그런데 이런 환자안전과 관련된 일체의 과정들은 아무래도 이전 관습처럼 하던 때보다는 까다롭고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도 “에이, 귀찮게 뭐 이렇게 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서로가 안전하게 병원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환자안전이 왜 필요하고 어떤 시스템으로 이뤼지고 활용이 되는지에 대한 환자 및 보호자, 병원 이용자에게 교육을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왜 필요한지 알아야 움직일 마음이 들고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해 알아야 정확하게 이용이 가능한 법이다. 무턱대고 ‘병원에서는 이렇게 하니 따라하시오’가 아니라 시민들 눈높이에 맞춘 교육이 절실하다.
실제 교육을 해보니 의료기관 선택, 보호자 동반 여부, 감염 및 낙상 예방 활동에 대한 참여 의지가 높게 나타났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환자안전시스템이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환자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환자안전 및 환자 참여 교육 등을 통해 양방향 소통이 구현될 때 좀 더 발전적인 시스템의 보완과 정책적 지지, 올바른 환자안전문화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의료원 비뇨의학과 과장·홍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