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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공인구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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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즌이 한창이던 1999년 5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이례적으로 ‘공인구’ 검사에 나섰다. 예년에 경기당 1.4개이던 홈런 수가 2.2개로 급증하자 혹시 사용구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외국 협회를 통해 테스트한 것. 그 결과 공의 반발계수 평균값이 0.433으로 규정(0.4134~0.4374)에 맞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홈런 풍년’은 공 때문이 아니라 마운드 높이 하향 조정과 투수력 부족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공 한 개로 희비가 엇갈리는 프로야구에서 공의 반발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각 구단이 공인구를 택할 수 있었던 때에는 감독 성향과 투타 전력에 따라 공을 바꿨다. 1996시즌 쌍방울은 ‘지키는 야구’의 김성근 신임 감독 스타일과 약한 마운드를 감안해 반발력이 낮은 것을 택했다는 후문이다. 즉 장타를 줄여 점수를 적게 주고 자신도 적게 뽑겠다는 계산. 반면 투수력이 좋았던 현대는 김재박 신임 사령탑의 공격야구 등을 고려해 반발력이 큰 걸로 잡았다는 얘기다.

그 외에도 어느 구단은 기동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커버하려고 반발력이 낮은 공을 쓴다느니, 야구 못하는 팀이 꼭 공 탓을 한다느니, 장타와 홈런이 많이 나와야 야구가 재미있기 때문에 반발력이 높은 것을 선호한다느니 등의 이런저런 쑥덕공론이 벌어졌다.

모레 개막하는 올 프로야구 시즌에도 바뀐 공인구가 화제다. 새 공은 1㎜ 더 커지고, 1g 더 무거워졌다. 반발계수 또한 기존 허용기준치인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와 같은 0.4034~0.4234로 살짝 낮췄다. 최근 몇 년간의 만성적인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은 새 공인구에 아직 별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류다. 지난 12일 시범 첫날 5경기에서만 11개 홈런이 쏟아졌으니 그럴 만하다. 반면 15경기 전체에서는 홈런 24개로 전년의 같은 시점보다 5개 줄었으니 효과가 영 없는 것도 아닌 듯하다.

여기에는 다소 서둘러 도입된 새 공인구에 대한 제조 체계가 안정화되지 않은 영향이 커 보인다. 스프링캠프 때 사용한 것은 반발계수가 정상 수치로 측정됐으나, 얼마 전 검사에서는 종전과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으니 말이다. 따라서 정규시즌 초·중반이 지나야 새 공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지 싶다. 아무튼, 경기시간 단축 면에서는 홈런이 대량생산되는 게 좋지 않지만, 그렇다고 너무 위축되는 것도 팬에게는 흥미가 줄어든다. 아무래도 야구는 ‘케네디 스코어’인 8-7 정도가 가장 재미있는 경기다.

구시영 논설위원 ksyoun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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