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적 도심 오염하천인 동천의 수질을 바닷물로 개선하는 작업이 내년 상반기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루 20만 t씩 바닷물을 퍼올릴 펌프장과 이 물을 동천의 방류지점 3군데까지 끌고갈 도수관 등 관련 시설물의 설치가 올해 안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4년 전 동천 재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사업에 국·시비 275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바닷물 흘리기 사업의 실효성을 걱정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부산시가 이번 바닷물 프로젝트에 앞서 동천에 돈과 시간을 투입하기 시작한 게 올해로 20년째다. 시는 부산아시안게임을 2년 앞둔 2000년 하천의 최대 오염원인 생활하수를 차단하기 위해 하수관거 설치작업을 시작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2005년에도 수질 개선과 친수공간 확충 사업을 벌였고 강바닥에 쌓인 오염물질을 준설하는 데 나섰다. 펌프와 도수관을 이용해 바닷물을 퍼올리자는 아이디어는 2010년 나와 2015년부터 본격화됐다. 사업마다 작게는 수십억, 많게는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등 20년간 막대한 예산을 썼는데도 별 성과는 없다.
동천 바로 옆 문현금융단지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등 최첨단 빌딩이 들어서 있지만 이 일대에선 코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20년째 공사 중인 하수관거는 2018년 현재 공정률이 74%에 불과하다. 그나마 재개발 등으로 빠진 구역이 많아 완공되더라도 오수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한다고 한다. 빗물에 씻겨 내려오는 도심의 먼지·쓰레기인 비점오염물질도 아직 걸러낼 시설이 없다. 이 상태에서 바닷물을 20만 t 아니라 몇백만t을 끌어와도 강물을 맑힐 수 없다는 것은 담당 공무원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천을 살리려면 오염흙을 퍼내고, 하수를 막고, 주변 오염물질의 유입을 차단하는 수밖에 없다. 이 근본대책이 먼저 강구된 다음에야 바닷물을 끌어대는 게 효과를 발한다. 목욕은 안하고 향수만 뿌려선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는 문현금융단지에 2차 공공기관을 유치하려는 소망에 차 있다. 그렇다면 우선 이사를 오고 싶게 좋은 환경부터 만드는 게 순서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