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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새만금과 가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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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간척사업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1987년 대통령선거 공약이었다. 전북 서해안의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를 막아 대규모 농지를 만들면 식량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게 당시의 논리였다. 김제·만경평야의 첫 글자를 하나씩 따서 만든 이 ‘새로운 만금평야’ 조성사업은 군산과 부안을 잇는 방조제 길이만 33.9㎞, 매립지와 담수호를 합한 계획 면적이 여의도의 140배(409㎢)로 총공사비는 24조 원에 이른다. 하지만 1991년 시작된 공사는 28년째 현재진행형이다. 매립이 완료된 땅은 당초 계획의 36.1%에 불과하다. 용도도 처음엔 전부 농지였으나 정권이 바뀌면서 산업, 관광, 태양광 단지 등으로 변했고 아직도 개발방향이 확정되지 않았다. 그나마 조성된 공단에도 입주계약기업이 10곳이 채 안된다고 한다.

이런 새만금에 정부가 지난달 말 8000억 원짜리 국제공항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적지 않은 부산 사람들이 의아해했다. 지역 균형발전 취지야 공감하지만 ‘국제공항’이란 게 뜬금없어서다. 새만금은 인천국제공항의 턱밑이자 차로 1시간 거리엔 무안국제공항이 있다. 정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한 가장 주된 논리가 관문공항은 인천 하나면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부산에서 인천까지 KTX로 3시간반이란 항변에 “미국에선 그 정도면 지척”이란 조롱조의 응대도 있었다.

물론 부산 경남 경북의 이해가 엇갈려 동남권 신공항이 무산된 측면이 있지만 지금도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고집하는 데는 여전히 “인천이 먼거리가 아니다”란 인식이 깔려 있다. 새만금국제공항의 예타를 면제하는 정부가 내세울 논리는 아닌 것이다. 더구나 고만고만한 지역공항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노무현 정부가 “좌회전 깜박이 켜고 우회전 했다”란 말을 들었듯, 도토리 키재기식 지역공항을 양산하는 게 이 정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결국 수도권 1극 체제만 강화하는 쪽으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 의구심도 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주에 지역경제투어 여섯 번째 방문지로 부산을 찾는다는 계획을 청와대가 지난주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의 스마트시티 전략보고회에 참석해 부산 대개조 프로젝트의 논의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라지만, 관심은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언급 여부에 쏠리는 것 같다. 지역 여건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통령이다. 왜 새만금은 되고 가덕도는 안 되는지 부산 사람들은 듣고 싶을 것이다.

강필희 논설위원 flut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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