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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깨지지 않은 ‘서부산 징크스’ /임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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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민선 부산시장이 내세웠던 공약 중 ‘서부산’과 ‘문화’를 품은 정책이 온전히 시행된 사례를 찾기는 어렵다. 서부산과 문화라는 키워드와 관련된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징크스’가 나올 정도다. 서병수 전 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기간 내내 ‘가덕도 신공항 유치’를 입에 올렸다. 신공항 유치를 통해 새로운 서부산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심지어 진정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 시장 직까지 걸었다. 하지만 신공항은 끝내 무산됐다. 되레 그는 부산국제영화제 ‘죽이기’에 열을 올렸다. 결과적으로 그는 서부산, 문화 관련 정책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그에 앞선 허남식 전 시장은 ‘서부산 홀대론’이라는 말을 낳은 장본인이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부산 시민은 ‘서부산’과 ‘문화’를 품은 정책이 시행조차 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징크스를 깨 달라며 오거돈 시장을 선택했다. 오 시장은 이런 바람에 부응하듯 두 가지의 키워드를 모두 품은 ‘서부산 영상미디어센터’ 건립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 역시 좌초 위기에 빠졌다.

정확히 말하면 서부산 영상미디어센터의 건립이 무산된 건 아니다. 시는 아직도 북구, 사상구, 강서구, 사하구 등 서부산권 4개 구를 대상으로 센터 유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시가 내세운 조건을 보면 공약 실행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시는 구가 소유한 땅에 센터를 짓고 매년 3억 원 이상이 드는 운영비를 구가 모두 부담하도록 했다. 공무원 월급 주기에도 빠듯한 기초지자체의 사정을 고려하면 시가 내세운 조건은 가혹하기까지 하다.
일선 구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자 시는 “시도 어렵다. 시장 공약이라고 시가 전부 맡아야 하는 법이라도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다.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게 사정이 어렵다면 공약 자체를 아예 만들지 않아야 했다. 오랜 시간 시의 문화 정책에서 소외당해 섭섭함을 안고 살아가던 서부산 시민의 기대를 자극해 표를 얻은 뒤 이를 내팽개쳤다는 성토가 나온다. 시가 내세운 조건 탓에 4개 구 모두 유치를 포기했다. 정확히 말하면 포기당했다. 하지만 시는 여유롭다. 시간이 지나면 구가 ‘백기투항’할 것으로 본다. 안타깝다. 센터 건립사업이 겉돌기 때문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이어진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여전히 깨어지지 않고 있어서다.

사회부 guardia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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