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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예타 면제를 대하는 수도권 중심적 시각 /최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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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2-06 19:18:06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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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비타탕성조사 면제를 두고 서울지역 언론이 연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경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혈세를 쏟아붓는다는 것이다. 이 비판에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가리지 않는다. 보수 성향의 언론은 측근이나 더불어민주당 출신 단체장이 있는 곳에 예타 면제 사업의 혜택을 많이 줬다며 정치적으로 선정된 것임을 강조했다. 진보 성향의 언론은 객관적 검증 없이 24조 원의 예산을 토건 위주의 사업에 배정했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는 야당 외 현 정권에 우호적인 시민단체까지 가세했다. 시민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총 88건 60조 원 규모 예타 면제)의 전철을 밟을까 봐 우려했다. 경제가 빨리 살아나지 않는다고 조급해 이른바 무분별한 토건 사업에 손을 댄다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예비타당성조사는 대규모 재정사업의 무분별한 시행으로 생기는 예산 낭비를 막고자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조사를 통해 재정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다. 총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이면서 국가의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 원 이상인 건설 정보화 국가연구개발 사업이 그 대상이다. 중·장기 투자 계획과 맞아야 하고, 사업 계획이 구체적이어야 한다. 또 사업이 시급한지, 국고로 지원하는 게 타당한지 등을 따져 사업성을 판단한다. 평가에는 경제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정책성 기술성 지역균형발전성 등도 포함된다.

이들의 비판을 살펴 보면 나름 타당하다. 하지만 이들의 논의에서 배제된 것은 지역민이다. 이들에게 진구렁에 빠진 지역 경제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 마치 “그건 모르겠고”라는 개그맨의 말이 생각날 지경이다. 지금 지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대부분의 경제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최악을 달리고 있다. 부산만 보더라도 이는 쉽게 알 수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이 최근 내놓은 ‘2019년 부산경제 전망’을 보면 올해 부산의 경제성장률은 2.0%로 한국은행이 예측한 국내 경제성장률(2.7%)보다 훨씬 낮다. 지난해 지역의 무역수지는 3억90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4년 만에 적자로 추락했다. ‘제2 경제도시’의 상징인 지역내총생산(GRDP, 2017년 기준)은 수도권인 인천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는 77로 지난해 1분기 95를 기록한 후 4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통계를 일일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지역 경제는 비상이다.

경남 하동군 북천면에서 매년 가을이면 코스모스메밀꽃축제가 열린다. 조그만 시골 축제에 7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전국에서 몰리게 한 비결은 무엇일까. 10여 년 전 하동군이 황량한 논을 매입해 코스모스와 메밀꽃 씨를 뿌린 게 단초가 됐다. 물론 이 조그만 사업과 정부 대규모 사업을 비교할 수 없지만 당시 예비타탕성조사 같은 것을 했더라면 이곳에 예산을 쓸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을 예비타당성조사에 맞춘다면 수도권과 대도시 위주로 사업이 진행될 수밖에 없다. 예비타당성조사가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될 만한 사업에만 투자하고 미래를 내다보고 마중물을 붓지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는 국가에 활력이 돌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고자 국가재정법 38조 2항에 예타 면제 조항이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긴급한 경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예타를 면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필자는 지금이 바로 이런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이번에 선정된 사업이 지역에 꼭 필요한 사업이었는지는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부산만 하더라도 ‘부산항신항~김해 고속도로’보다는 ‘사상~해운대 대심도(지하고속도로)’ 사업이 지역민에게는 더 절실하다. 공항에서 해운대 벡스코까지 가려면 현재 1시간 넘게 걸린다. 이래서는 ‘마이스(MICE) 중심 도시’가 될 수 없다. 낡은 동서고가를 없애고 지하에 대심도를 뚫는다면 동서고가 주변 상가도 살아날 것이다. 경제성만 따진다면 우리는 영원히 ‘수도권 공화국’에서 벗어날 수 없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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