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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부산항만공사에 자율성을 허하라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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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1-30 19:21:54
  •  |  본지 3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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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가덕도 동측과 경남 진해 연도 서측을 두고 논란을 빚었던 부산항 ‘제2 신항’의 입지가 경남 진해로 확정됐다. 부산시와 경남도는 다음 달 7일 협약식을 열고 이를 공식화한다. 10년 전 부산항 신항의 명칭을 놓고 소송을 벌였던 두 지자체였기에 ‘제2 신항’ 입지 결정을 놓고 또 갈등이 야기될 것이라는 우려는 해소됐다.

이번 입지 결정은 부산·경남의 상생 의지를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일각에선 부산이 10조 원이 넘는 사업비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국책사업을 놓쳤다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지자체 간 불필요한 갈등은 서로에게 도움이 안 된다. 경남도는 ‘제2 신항’ 개발과 운영과정에서 부산과 협력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항만을 운영할 부산항만공사(BPA)의 자율성 확보가 시급해졌다. 부산신항의 선석은 현재 21개다. 민자부두와 ‘제2 신항’ 등이 건립되면 45개 선석이 확보된다. 본격 운영에 들어갈 경우 부산항 물동량이 3000만 TEU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제2 신항’ 입지가 확정되면서 BPA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전체 관리 구역이 확대되면서 지금처럼 해양수산부 산하 기관에 머물러선 제 역할을 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부산시와 경남도도 BPA의 자율성 확대를 주 내용으로 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설립한 지 15년이 됐지만 BPA는 국가공기업이라는 이유로 기획재정부와 해수부의 통제를 받으며 제대로 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애초 취지와 달리 법과 제도의 규제에 막혀 부두임대업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2016년 국적선사의 경영위기를 간접 지원하기 위해 현대상선이 운영하던 터미널(HPNT)을 BPA가 인수했다가 나중에 현대상선이 정상화되면 재매각하려 했지만 기재부의 반대로 무산돼 싱가포르 PSA(싱가포르항만공사)가 인수한 일을 들 수 있다. 결국 2년 후 현대상선은 800억 원에 매각했던 지분을 1000억 원 이상을 주고 사 HPNT 지분의 50%를 확보해 PSA와 공동운영권을 갖게 됐다. ㈜한진이 보유한 신항 1부두 운영사 지분, 삼성그룹이 보유했던 2부두 운영사 지분 인수도 역시 기재부의 반대로 외국자본에 넘어갔다. 현재 부산항 신항에는 5개 터미널 중 3개를 외국(계) 기업이 운영해 BPA가 터미널 운영에 개입하기 어렵다.

부산항이 지난해 처리한 물동량은 6m짜리 컨테이너 2167만 개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5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는 물동량 중심의 운영에서 벗어나 진보적이고 능동적인 항만 개발로 재도약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수출입 화주와 여객 중심 관리·운영에서 벗어나 LNG벙커링 기지 조성, 배후물류단지 활성화 등 신사업을 적극 추진해야 할 때란 의미다. 자율성을 보장받은 PSA가 적극적이고 과감한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싱가포르항만을 고부가가치 항만으로 탈바꿈시킨 것과 비교하면 BPA의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에 따라 ‘제2 신항’ 건설을 계기로 특별법 제정을 통해 BPA를 국가공기업 중 인천공항공사와 같이 자율성과 독립성을 담보하는 기관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와 같이 항만건설과 운영, 예산 등 모든 현안을 기재부와 해수부의 지시와 감독을 받는 구조에서 하루빨리 탈피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터미널운영사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가 한국공항공사에서 분리된 것처럼 BPA도 완전히 독립해 별도의 공사로 운영돼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와 경남도가 구상하고 있는 지역 공기업인 ‘부산·경남항만공사’를 설립할 때 두 지자체가 지나치게 공사 업무에 관여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부산항 신항 발전을 위해 지역 공기업을 만드는 만큼 BPA 입장에서 항만 업무에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는 새로운 ‘시어머니’가 생기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BPA의 지방 공기업화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재부의 반대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두 지자체가 지혜와 힘을 더 모아야 하는 이유이다.

해양수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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