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업계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는 대표적인 갑을 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공동 주최한 ‘전국가맹점주 피해 사례 발표’는 지금 업계가 처해 있는 현실을 잘 보여준 자리였다. 이 자리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가맹점주가 대기업과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의 불공정, 부당 행위를 폭로하는 성토의 장이 됐다.
BHC의 경우 본사가 점포 문 여는 시간을 강제로 규정하고, 월 휴무는 2회로 정하는 지침까지 내렸다고 한다. 르노삼성자동차 등 외국계 정비업체는 국내 자동차 제작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정비업체와 달리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가맹사업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장 불만은 일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의 계약갱신요구권 기한이 10년이라는 점을 악용할 수 있도록 돼 있는 법의 맹점이었다. 이는 가맹점주가 단체 활동을 하지 못하거나, 매장을 신규로 대체하는 갑의 횡포를 부릴 수 있는 무기가 되고 있다.
이런 가맹점주의 갑질 논란을 막으려는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 이학영 의원은 2016년 10월 25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가맹계약갱신요구권 10년 기한 삭제, 가맹점주의 협의 요청권 의무, 가맹점사업자단체 구성 시 공정위에 신고 등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가맹점주를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올해부터 가맹본부가 원가·마진 등 영업비밀을 공개하도록 했다.
하지만 법 개정은 가맹본부의 반발 때문에 2년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국회에 방치돼 있다. 시행령 역시 가맹본부가 헌법 소원과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공정위가 김 위원장 취임 후 ‘프랜차이즈 옥죄기’를 한다는 불만이 가맹본부에 있다고 한다. 잘못하면 갑을의 부당한 관계 개선이 이해관계자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전개돼 표류할 우려가 있는 상황이다. 모쪼록 공정위가 행정력을 총동원해 제도 개선에 차질이 없도록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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