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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공생과 호모 심비우스 /박남규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1-14 19:04:18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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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symbiosis)은 다른 개체끼리 번식 또는 생존을 위해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맺어 함께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심비오시스(Symbiosis)’는 그리스어의 ‘syn (함께=together)’과 ‘biosis(삶=life)’의 합성어이다. 그럼 공생은 동물과 동물 또는 식물 간에 어떤 형태로 진행되는 것일까? 애니메이션 영화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니모(Nemo)’라는 물고기이다. 우리말로 ‘흰동가리’라 하는데, 광대(clown)의 옷처럼 주황색 몸체에 흰색 줄무늬를 지니고 있다. 말미잘과 공생하기 때문에 ‘anemone(말미잘) fish 또는 clown(광대) fish’라 불린다.

말미잘은 흰동가리에게 신변보호, 산란장소 및 먹이 제공 등의 도움을 준다. 반면 흰동가리는 말미잘에게 먹이를 유인하거나, 나비고기로부터 말미잘의 촉수를 보호해 준다. 또한 흰동가리는 암모니아를 배출해 말미잘 성장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촉수 사이를 움직이면서 산소 공급도 해준다. 하지만 흰동가리가 없어지면 말미잘도 ‘나비고기로부터 공격을 받아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공생관계는 동물과 식물 간에서도 볼 수 있다.

마다가스카르 동쪽의 ‘모리셔스섬’에서 멸종한 조류인 ‘도도(Dodo)’와 ‘칼바리아(Calvaria major)’ 나무와의 공생이 대표적인 예이다. ‘도도’의 학명은 ‘Didus ineptus’로,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바보스럽고 불필요하다’는 뜻이다. 그 당시 ‘도도’는 천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섬은 ‘도도’의 지상낙원이었다. 하지만 칠면조처럼 날지 못했기 때문에 1681년에 사람들과 가축에 의해 멸종되었다. ‘도도’가 사라지고 300년이 지난 후에 이 섬의 특유의 자생종인 ‘칼바리아’ 나무가 멸종위기에 직면했다. 무슨 이유일까?

궁금증은 생태학자인 미국 위스콘신 대학의 ‘템플’ 박사에 의해 밝혀졌다. 그는 칠면조의 생김새가 ‘도도’와 유사하다는 이유로 ‘칼바리아’ 열매를 칠면조에게 먹였다. 그 결과, 칠면조의 배설물에서 나온 씨앗으로부터 새 싹이 나왔다. 이 실험은 ‘칼바리아’의 열매가 ‘도도’에 의해 배설되어 발아되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즉, 도도가 이 나무의 번식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것을 말한다. 이 실험은 가설에 불과하지만 이것만큼 정확한 증거는 또 없을 것이다. 도도가 멸종된 후 약 300년. 현존하는 ‘칼바리아’의 가장 어린 나무의 수명도 300년. 이것이 단순한 우연의 일치인 것일까? 이와 같이 쌍방 중에 어느 하나가 부족하게 되면 양쪽 다 그 일생을 완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반면, 한정된 먹이를 얻기 위해 경쟁하는 경우도 있다. 따개비와 담치는 바위에 붙어 플랑크톤을 먹고 산다. 이들은 서로 먹이 경쟁을 하는데 먼저 영양분을 선점하지 않으면 한 종은 도태된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 생물은 영리하게도 적자생존을 위한 경쟁보다는 공생, 즉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을 선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행복한 삶을 위해 서로 협동하고 있을까? 일단 문제가 생기면 소통과 협력보다는 대립하고, 무시하기 십상이다. 선의의 경쟁보다는 자신들의 입장이 유리할 때까지 싸운다. 하지만 구성원들은 ‘말미잘 - 흰동가리’와 ‘도도 - 칼바리아’처럼 서로 돕고 베푸는 협동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기를 항상 고대한다. 그러므로 서로 협동하지 않으면 또는 상대방이 사라지게 되면 쌍방 간에 심각한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 논어에서도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하여 ‘다름과 서로 화합하라’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호모 심비우스(Homo symbious)’는 ‘공생하는 사람’을 뜻하는 합성어이다. 진화론적 의미로 ‘호모 심비우스’는 ‘공생은 선택이 아닌 인류 진화의 결과’라고 한다. 경쟁하여 도태되기보다는 공존하는 지혜를 가진 사람만이 생존한다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흰동가리인 ‘clown(광대) fish’의 l을 r로 바꾸면 ‘crown(왕관) fish’가 된다. 공생하면 왕관을 차지한다는 뜻일까? 우리 역시 서로 협동하여 스마트한 사회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황금 왕관’이 가득하고 지혜로우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Society) 심비우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부경대 생물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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