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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에세이] 프로선수의 윤리와 품격 /전용배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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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1-09 19:42:34
  •  |  본지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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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의 상벌위원을 맡고 있는 필자에게 지난해 프로야구계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상을 준 기억은 두산 베어스 이영하 선수가 승부조작 제의를 거절하고 신고한 사건 정도밖에 없다. 당시 포상금으로 5000만 원을 받은 이영하 선수는 자기 연봉보다 더 큰 금액인 포상금 전부를 다시 기부해 프로야구 선수의 진정한 품격을 보여줬다.

프로스포츠 선수는 어떤 윤리 의식과 품격을 가져야 하는가.

첫째는 팬과 지역사회에 대한 서비스다. 프로선수의 연봉은 팬과 구단이 지불한다. 팬이 없는 프로스포츠는 존재할 수가 없다. 선수는 이제 팬의 사인 요청이나 기타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프로야구 선수의 PR 활동 사례 중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꼽히는 것이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사랑의 연탄배달’이다. 13년 동안 지속되어온 이 서비스는 프로야구선수가 어떻게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둘째는 리스펙트(Respect)다. 우리말로 존중 또는 존경으로 번역될 수 있는데 존중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럼 스포츠에서 존중이란 무엇인가. 야구에서 9회말 투 아웃에 0 대 10으로 지고 있다면, 또는 10대 0으로 이기고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존중인가. 지고 있다면 따라가려고 노력하고, 이기고 있다면 점수 차이를 더 내기위해 몰입하는 것이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스포츠에서 존중의 개념은 고대 그리스 Agon(아곤·경쟁)과 Arete(아레테·탁월성 추구)에서 연유한다.

운동선수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연습하고 집중하는 것이 당연하나 스포츠가 좀 더 가치를 발현하려면 선수는 승부를 넘어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선수와 팬은 승리를 추구하는 아곤을 선호하나, 지속가능한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아레테를 추구해야 한다. 아레테처럼 탁월성 추구는 경쟁과 승리 추구를 포함하고 있지만, 경쟁과 승리 추구는 언제나 탁월성의 추구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에서 이야기하는 존중은 아레테와 관계가 있다.

‘스포츠 윤리’도 빼놓을 수 없다. 모든 스포츠선수가 빠지면 안 되는 유혹은 승부 조작과 도핑이다. 사실 승부조작과 도핑은 일반법에서는 심각한 사안이 아니지만 스포츠 현장에서는 위중한 문제이다.

선수가 강도짓을 해서 징역형을 살고 나와도 스포츠 현장에 복귀하는 데 별 문제가 없지만 승부조작에 발을 걸치면 그 자체로 ‘영구실격’이 된다. 스포츠의 최고 가치는 공정성이기 때문이다. 승부조작과 도핑은 공정성을 해치는 대표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 단 한 번으로 선수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

1919년 메이저리그의 ‘블랙 삭스 스캔들’은 승부조작 사태에 메이저리그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1919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경기는 승부조작을 의심받았다. 이듬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 결과, 일부 선수의 자백이 있었다. 이후 관련자들은 법원의 최종심판을 받았는데 당시 미국 연방대법원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무죄선고 다음 날 승부조작을 의심받던 8명의 선수를 영구제명했고, 100년이 지난 지금도 아직 풀어주지 않고 있다.
승부조작과 도핑은 프로선수의 직업윤리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프로야구 선수의 윤리와 품격은 팬들이 만들어 주는 게 아니다 스스로 갖춰야 한다. 그래야 가치가 있고 유의미하다. 프로선수도 경기력만으로는 사랑받기 힘든 시대다.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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