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수, 안바울 이어 이용대까지. 병역특례 봉사활동 조작이 관행처럼’‘여자컬링 파문…합동감사’.
최근 국내 체육계에서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건들이다. 뼛속까지 체육인으로 살아온 사람으로서 참담하다.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는 분명 스포츠의 가치인 스포츠맨십, 페어플레이, 공정성, 정직 등의 단어는 경기장에서만 준수하면 ‘그만’ 이라는 미시적인 생각에 근거한다. 선수들의 봉사 활동과 승부 조작, 여자컬링 파문 등이 그 증거다.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공정성 등의 용어는 경기장에만 지켜야 하는 가벼운 단어가 아니다. 우리 일상 속에 투영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줄 금과옥조 같은 말이다. 개신교의 사랑과 불교의 자비 같은 근본적인 가치가 교회나 사찰 내에서만 지켜지고 울타리 밖에서 실천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한 것과 같다.
2018년 현재 우리 국민의 60% 정도가 스포츠 활동에 참여한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국 수준엔 미치지 못하지만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국민의 절반 이상 참여하는 스포츠라는 도구를 활용해 대한민국 사회의 왜곡된 가치 체계를 완전히 바꿀 수도 있다. 사고의 전환만 필요할 뿐 비용은 한 푼도 들지 않기 때문에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
‘스포츠가치 3.0 실천 시대’의 핵심은 스포츠에서 강조하는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십, 배려, 잘못 인정, 인내력 등 고귀한 가치를 평소 생활 속에서 가르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스포츠가치 1.0 생존 시대’에 스포츠는 사냥하고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도구였다. ‘스포츠가치 2.0 인식 시대’에 접어들어 스포츠는 신체적, 정신적, 교육적, 사회적,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고 인식한 것이다. 지금은 스포츠가치 인식 시대라 볼 수 있다.
다가올 ‘스포츠가치 3.0 실천 시대’가 지향하는 바를 농구 규칙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농구는 반칙을 범한 선수가 손을 들어 자기의 잘못을 인정한다. 상대에게 공격권이 넘어가거나 자유투가 주어져도 수긍한다. 반칙에 대한 당연한 벌칙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를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반응과 비교해보자. 우리는 사고가 났을 때 자기가 잘못했어도 차문을 여는 순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상대가 무작정 잘못했다고 몰아붙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농구 경기에서 반칙을 했을 때 잘못을 인정하고 손을 들어주듯 교통사고가 났을 때 잘못했으면 바로 인정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농구가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 함양에 하나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
테니스 경기에서는 상대에게 공을 줄 땐 편하게 잡을 수 있도록 허리 높이로 던져준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묻어난다. 이는 운전할 때 차선을 변경하기 전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은 다른 운전자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녹아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스포츠가치 3.0 실천 시대’라고 거창하고 대단한 일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방향지시등 켜기처럼 소소하게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장석주 시인은 ‘대추 한 알’이라는 시에서 대추 한 알이 붉고 둥글어지기 위해선 태풍, 천둥 벼락을 맞고 수많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야 한다고 했다. ‘스포츠가치 3.0 실천시대’를 열자는 주장에 대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할 수 없다”고 했다. 새해에는 스포츠의 고귀한 가치가 대한민국 곳곳에 스며들길 간절히 소망한다.
동서대 레포츠과학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