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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CEO 칼럼] 네팔 봉사활동과 트레킹 /채창일

자연에 순응한 이들 보며 성공과 행복 의미 되짚어

인생은 종착점 있는 여행…후회 없으려면 용기 내자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25 18:47:04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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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7박9일 일정으로 네팔 신두팔촉 지역 발시크샤 학교를 방문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필자가 대표로 있는 기업은 2015년 지진으로 98%의 학교가 무너진 이곳에 학교를 지어주고 있다. 이번에 완공된 학교는 카스트 신분제가 남아 있는 네팔에서 가장 하층민의 자녀 60여 명이 공부하는 곳이다. 준공식에는 신두팔촉 지역 시장, 선생님, 주민, 아이들이 함께했다. 아이들은 이날을 위해 공연을 준비했고, 참석자들은 행사 내내 돌아가며 소감을 말하는 축제의 장이었다. 우리는 아이들과 함께 바람개비 만들기, 풍선놀이, 스티커 놀이를 같이했다. 예닐곱 살 된 한 여자아이가 나눠준 과자를 선뜻 먹지 못하고, 동생과 같이 먹겠다며 과자를 가방에 넣기도 했다.

네팔 국민소득은 우리나라 40분의 1 수준인 700달러 정도다. 그러나 소득에 비해 행복지수는 아주 높다고 한다. 확실히 그들의 삶에는 스트레스가 작은 것 같았다. 반면 경제발전 속도는 무척 더디다. 도로에 뒤엉킨 수백 개의 전선, 울퉁불퉁한 도로와 흙먼지, 경적 하나로 소통하는 차량들까지. 이곳에는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닌데도 큰 불평불만이 없어보였다. 느긋한 국민성으로 내일에 대한 걱정이나 준비도, 저축 개념도 희박하다고 한다.

학교 준공식 행사를 마친 다음 날 우리는 두 번째 방문 목적인 트레킹을 위해 카트만두 호텔에서 9시간가량 차를 타고 랑탕 국립공원 샤브로벤시로 갔다. 이곳까지 오는 길은 낭떠러지가 많은 험난한 길이다. 작년에만 이 길에서 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우리를 데려다 준 기사들은 한밤중에 이런 길을 되돌아 다시 카트만두로 갔다. 이번 트레킹은 문재인 대통령 트레킹으로 유명해진 히말라야 트레킹 랑탕 코스의 일부로, 해발 1460m 샤브로벤시를 출발해서 캉진곰파, 해발 4400m 캉진리까지 가는 3박4일 짧은 일정이었다.

일정 동안 9명의 포터가 우리 짐을 대신 들어주고, 5명의 가이드가 요리를 만들어주며 새벽에 우리를 기상시키기 위해 따듯한 차를 방으로 배달해주기도 하였다. 우리 같은 트레커의 짐을 대신 들어주는 사람을 포터라고 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세르파는 전문 산악인을 도와주는 사람들로,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사는 종족 명칭이다. 네팔에는 125개 소수민족과 60여 개의 언어가 있다. 아직도 밀림 속에서 발견되지 않은 소수 민족도 있다고 한다.

네팔의 11월은 트레킹하기에 좋은 기후다. 트레킹 첫날 우리는 곳곳에서 설산, 아름다운 계곡, 폭포, 나무와 야생원숭이, 야크를 보면서 무사히 라마 호텔(산장)에 도착했다.

둘째 날, 2015년 지진으로 묻힌 랑탕 마을을 지나왔다. 그곳에는 운 좋게 지진을 피한 산 바로 아래에 단층집이 있다. 영문도 모른 채 자다가 묻혀버린 랑탕 주민들과 호주에서 왔던 젊은 여성 여행객, 유럽에서 왔던 부부여행객 등의 생전 해맑은 사진이 놓여 있는 위령탑만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이곳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사람들은 다시 마을을 만들고 삶을 꾸려나가고 있었다. 부처가 태어났고, 에베레스트 안나푸르나 등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제일 많은 나라답게 이들은 비교적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웬만큼 높지 않은 산은 이름이 없다고 한다. 3200m 높이의 푼힐도 언덕이라는 뜻이다.

셋째 날부터 조금씩 고산병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산소통을 두 개나 마시고 그 다음 날 아침까지 휴식을 취한 후 겨우 정신을 차린 일행도 있다. 우리는 캉진곰파 도착 후 4400m 캉진리 정상에서 만년설을 보며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맞이했다.

넷째 날 아침 우리는 헬기를 타고 랑탕 국립공원 전체를 관람하며 카트만두 공항으로 돌아왔다. 9시간에 걸쳐서 지프로 이동하고 3일을 꼬박 올라갔지만 내려오는 시간은 헬기로 단 25분 걸렸다. 필자는 작년 6월에도 또 다른 학교 완공식과 봉사활동을 겸해서 푼힐 트레킹을 했었다. 그때는 우기로 소나기, 거머리와 사투를 벌이는 악조건의 트레킹과 봉사활동이었지만, 한동안 네팔의 기억을 지울 수가 없었다. 좋은 여행은 단지 과거 기억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 삶에 통찰을 주고 현재, 미래 곳곳에 영향을 끼치고 나타난다. 봉사활동과 조금 힘든 여정, 자연과 그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애환을 보면서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성공과 행복을 되짚어 보게 되었다.

우리 인생은 종착점이 있는 여행이다. 그 인생여정 종착점에서 후회를 최소화하고 좋은 여행을 만들기 위해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용기와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2019년 기해년에는 보다 용기와 실행력을 발휘하는 한 해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경성리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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