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에 처음 생명체가 등장한 때는 언제일까. 과학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의문이다. 학계에서는 지구의 나이를 대략 46억 살로 추산하면서 생명체는 그보다 10억 년가량 흐른 35억 년 전에 나타났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이의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나 이런 가설은 그동안 발견된 각종 화석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명체 기원 탐구에서 화석을 빼놓을 수 없다. 과학자들은 현재 지구상에 사는 생물 가운데 35억 년 이상 존재한 경우는 1%가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 이유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이든 소행성과의 충돌이든 간에 35억 년이 지나면서 생물체의 99%가 멸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지구상에서 발견되는 화석은 어떤 형태를 불문하고 생명체 연구에 큰 기여를 하는 셈이다.
오래전 살았던 생명체의 화석은 원래의 모습이 보존된 골격화석과 발자국이나 배설물이 포함된 흔적화석으로 나뉜다. 골격화석은 발굴 사례가 드문 까닭에 고대 생물 파악에는 흔적화석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발자국 화석과 관련해서는 ‘족흔학(足痕學)’이라는 별도 연구분야가 있을 만큼 특화되어 있다.
최근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 족흔 화석 발견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3일 진주교육대학 연구진은 몇 년 전 진주혁신도시 조성 때 나왔던 개구리 발자국 화석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것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화석의 기원은 1억1200만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개구리 족흔 화석은 아주 귀한 까닭에 학계 보고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도 세 번밖에 되지 않는다.
2011년 진주혁신도시 부지에서 수습된 초소형 공룡 발자국 화석도 얼마 전 1억1000만 년 전에 남겨진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난 1월과 3월에는 남해 창선도, 하동에서 도마뱀 발자국 화석이 발견됐다. 특히 족적이 찍힌 지 1억1000만 년이 되는 하동 화석은 지구상에서 제일 오래됐을 뿐더러 모양새로 볼 때 천적을 피해 달아나던 중이었던 것으로 분석돼 더욱 흥미를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발자국 화석 발견을 근거로 1억1000~1억2000만 년 전 한반도 남부지역에는 공룡 외에 소형 척추동물의 서식지가 상당히 넓게 분포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아직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발자국 화석도 적지 않다니 앞으로 연구가 거듭될수록 한반도 내 고대 생태계 규명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
염창현 논설위원 haore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