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세상읽기] 끊임없이 이해하기 /이고은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2-25 18:58:4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타인과의 협력은 인간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기를 평생토록 원한다. 문제는 타인의 존재가 이토록 중요한 줄은 알면서 타인을 귀하게 여겨야한다는 사실에는 크게 관심이 없다는 점이다. 나 자신이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신조는 다른 사람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고로 확장될 수 없는 모양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이나 행동은 자신의 것보다 더 많이 알기 당연히 어렵다. 타인의 처지를 고려하려면 우리 두뇌는 마치 중대한 결정을 할 때처럼 출력을 높여야 한다. 편한 길만 추구하고 게으른 두뇌는 편의대로 타인을 추측하고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려하지 않는다. 자기중심적 사고에 빠지게 되어 결국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다.

100만 명을 대상으로 적성검사를 실시하면서 검사의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성향과 능력을 예측해보게 했다. 연구결과, 자그마치 70%에 달하는 사람이 자신의 리더십을 평균 이상일 것이라 예상했다. 평균은 정확히 50%인데 70%의 사람이 평균 이상이라고 답한 것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을 평균 이상의 능력을 갖췄다고 긍정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인관계에 관해서는 무려 85%의 사람이 자신은 주변사람과 잘 지내며 주변사람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확신했다. 더 놀라운 건 대인관계 우수성 상위 1% 이내에 자신이 포함될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25%에 달했고, 자신의 대인관계 능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이 많은 부분 양보하고 배려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평균 이상의 능력이나 성품을 지녔으며 남들보다 더 긍정적인 특성을 갖추었다고 생각하고, 동시에 부정적인 특성은 평균 이하라고 믿고 있다. 예컨대, 학생들에게 공동과제를 주면 다른 구성원에 비해 자신이 더 많이 참여했다고 묘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은 과제의 많은 부분에 기여했다고 믿고 있다. 회사에서도 비슷한 일은 빈번하다. 함께 팀으로 일했지만 저마다 자기가 다른 팀원에 비해 많은 일을 한 것으로 생각해 인센티브에 불만이 있다. 만약, 딱히 불만이 없다면 자신이 남들보다 관대한 사람인 것으로 합리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남자보다 평균 이상으로 잘하는데 도대체 애인은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다고, 나 같은 남자친구 있으면 나와 보라하고 싶단다. 나보다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남편이 어디 있다고 아내는 늘 힘들다고만 해서 힘들단다.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 보는 일이 뭐가 힘들다는 건지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고 되레 하소연이다. 나처럼 좋은 배우자가 어디 있으며, 나처럼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해주는 선생이 어디 있을까. 나보다 직원들을 인격적으로 대하고 가족처럼 아끼는 상사는 아마 드물 거라 자부하기도 한다. 자기중심적 사고는 우리의 일상적인 머릿속 광경이다. 특수한 형태의 사고패턴이 아니라 평범하고 예사로운 신념인 것이다.

인간은 주어진 삶을 살아내는 동안 인생에 대한 의미가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생존한다는 수준을 넘어 내 삶에 가치로운 의미를 부여하면 인생은 한결 정당해지고 안도감이 든다. 자기 위주의 우월적 신조는 다른 조건들로부터 채우지 못한 나 자신의 존재감을 스스로 충족하려는 노심이다. 이 때문에 나는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기 원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친절을 사적인 관심으로 이해하거나 상대방의 거절의사를 반어적 표현으로 해석하는 건, 타인에게 인정받지 못한 굴욕감을 해소하고 싶은 욕구에서 비롯한다. 타인의 메시지를 자기 위주로 왜곡시키는 편향되고 이기적인 사고다.

내가 아닌 타인도 자신만의 신념과 생각을 갖는다는 사실은 인간이 완벽히 내면화할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긴 시간에 걸쳐 학습하고 반복된 숙지를 요하는 높은 수준의 지성이다. 정확히 말해 우리는 결코 습득하지 못한다. 그래서 매번 새롭게 기억해야한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쩌면 절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내가 다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음을 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이해가 아닐까. 타인의 마음을 감히 이해할 수 없다는 마음이야말로 올바른 존중인지도 모른다. 참된 이해와 존중은 나와 다른 사람의 경계를 혼동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온다. 우리는 나와 타인을 끊임없이 이해해야 한다.

인지심리학 박사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많이 본 뉴스RSS

  1. 12만여 명 응시…부산교통공사 시험 연기 vs 강행 ‘팽팽’
  2. 2부산 신천지 교회·연수원 3곳 출입금지
  3. 3부산 호텔 1만800실 예약 취소…관광업계 ‘휘청’
  4. 4부산 ‘97세대’ 총선 돌풍 일으킬까
  5. 5감염경로 확인 안 되는 환자 속출…대구 신천지 예배간 경남도민 2명 자가격리
  6. 6버스 무정차운행·열감지기 확대…부울경 경계수위 높인다
  7. 7북항재개발 중-동구 관할 싸움에 BPA 곤혹
  8. 8국내 첫 사망 ·확진 100명 넘어…‘코로나19 악몽’
  9. 9“기생충, 오스카 감독상 받을 때 작품상도 직감”
  10. 10하늘에서 본 통영의 美…전국 드론 영상 공모전
  1. 1조경태 "중국인 입국 즉각 중단하라"
  2. 2대구 모든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 연기...전국 처음
  3. 3 문 대통령 “코로나19 대응 중국 측 노력에 힘 보탤 것”
  4. 4부산시, 코로나19 피해 관광업체에 특별융자·지방세 유예
  5. 5"단일화 없나?" 경남 진보 1번지 창원성산 대혼전
  6. 6서구 동대신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찾아가는『情 담은 식료품 배달』봉사
  7. 7김형오 “공천 심사과정 직접 보면 깜짝 놀랄 것”
  8. 8박형준 “현재로선 출마 생각없지만 총선서 역할 고민”
  9. 9동명대, 산-학 쌍방향 인재양성 교육 활발 주목
  10. 10대통령 긴급재정명령 발동 하나…자영업자 임대료 인하·추경 검토
  1. 1부산 국제관광도시 사업, 코로나에 삐끗…“하반기 본격화”
  2. 2주가지수- 2020년 2월 20일
  3. 330대 그룹 중 순익 높은 최고 알짜는 ‘KT&G’
  4. 4부산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지원 확대
  5. 5현대·기아차, 도로상황 따라 기어 바꿔주는 시스템 개발
  6. 6금융·증시 동향
  7. 7북항재개발 중-동구 관할 싸움에 BPA 곤혹
  8. 8부산세관, 수출 지원 지역 순회 상담 진행
  9. 9부산항 환적화물 효율 처리…터미널 간 ‘순환레일’ 설치
  10. 10올해 러시아 수역 어획할당량 4만6700t…5년 내 최대
  1. 1전주서 ‘코로나 19’ 1명 의심증상 …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
  2. 2포항에서도 코로나 19 첫 확진자 나왔다 … 신천지 교인
  3. 3 전주에서도 코로나 19 첫 확진자 나왔다 … 28세 남성
  4. 4경북서 ‘코로나19’ 5명 추가 확진…영천 1·상주 1·경산 3(종합)
  5. 5경북 코로나19 확진자 10명으로 늘어… 영천4·경산3·청도2·상주1(종합)
  6. 6종로구서 75세 남성 코로나19 확진…한빛어린이집 휴원(종합)
  7. 7좋은강안병원 응급실 폐쇄…코로나19 의심환자 3명 검사 중
  8. 8검찰 조사 中 10층서 투신한 20대 피의자…4층 정원에 떨어져 목숨 건져
  9. 9코로나19 확진 31명 추가 발생…국내 확진자 82명
  10. 10제주서 31번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1명 역학조사
  1. 1손흥민, 국내서 부러진 팔 수술받는다…서울 시내 병원에 입원
  2. 2수원 이임생 감독, 염기훈 경기력 호평해…"이니에스타보다 염기훈"
  3. 3테니스 권순우 ATP 3연속 8강
  4. 4MLB 최고 갑부 알렉스 로드리게스
  5. 5손흥민 빠진 토트넘, 안방서도 무기력한 패배
  6. 6정마리아·강영서, 전날 아쉬움 씻고 금빛질주
  7. 7조용히 귀국한 손흥민 21일 수술대…3년 전과 같은 부위
  8. 8
  9. 9
  10. 10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독일 통일과정 7대 과오
한국전쟁 70년…분단인 통일인
다시 읽어보는 한 ‘분단인’의 삶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제1부두, 이왕 보존하는 김에 제대로
도시 규제의 경제학
기고 [전체보기]
해양안전, 민관 유기적 협력이 필수 /이광진
각본상 ‘기생충’과 문학·문학인의 자리 /김광수
기자수첩 [전체보기]
화포천습지, 보호대책 서둘러야 /박동필
장난치지 말고··· /신심범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개혁을 위한 아카데미상은 없지만
영화 진흥은 영화관서 시작된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강강술래와 농악
‘시립’과 ‘국립’의 앙상블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전략적인 전략공천인가 /정유선
이상문학상 사태가 남긴 것 /정홍주
도청도설 [전체보기]
자객 공천
해운대암소갈비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여든 살 어머니의 만학
상월선원의 천막결사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일본음식과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어느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10주년
사설 [전체보기]
코로나19 첫 사망에 급속 확산…비상한 방역 전략을
개금 옛 미군부지, 시민 위한 공간 제대로 활용되길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인구 절벽 시대, 복지 대타협 급하다
지속 가능한 노인 돌봄, 지역사회도 나서라
이수훈 칼럼 [전체보기]
“한미동맹, 이상없다”
한일 ‘투 트랙 외교’ 올해는 회복해야
이은화의 미술여행 [전체보기]
호의가 낳은 명작
죽기를 결심하고 그린 명작
이홍 칼럼 [전체보기]
한국 경제 회복탄력성이 관건이다
한국 경제, 희망의 빛도 보인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설 연휴 무탈하셨는지?
조영석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나의 LP 이야기
핀란드의 찬가 ‘핀란디아’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 바이러스와 기생충
와인의 소리
특별기고 [전체보기]
‘코로나 19’ 반드시 이겨낼 것이다 /곽붕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심사정 지두화 ‘절로도해도’
겸재 정선 ‘수박 서리하는 쥐’
  • 2020하프마라톤대회
  • 제8회 바다식목일 공모전
  • 2020 어린이 극지해양 아카데미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