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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씁쓸한 시의회 폐회 /김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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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안을 철회하라!”

지난 21일 부산시의회 3층 복도. 시민 100여 명은 두 시간 넘게 목청껏 구호를 외쳤다. 이날 제274회 부산시의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 중 ‘부산시 민주시민 교육 조례안’과 ‘인권보장 및 증진에 관한 일부 개정 조례안’ 가결을 반대하기 위해 모인 종교 단체 및 보수 성향 시민단체 회원이다. 이들의 본회의장 난입을 막으려고 대규모 경찰 인력도 배치돼 경비가 삼엄했다. 기자 역시 청원경찰에게 언론사 명함을 보여주고서야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논란이 된 조례안 두 건은 본회의에서 결국 통과됐다. 하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례안 통과에 반대하는 시민으로부터 문자 폭탄과 항의성 전화를 받아 몸살을 앓았다. 본회의에서 조례안 통과 가부를 놓고 여야 의원의 찬반 토론이 이어졌다.

찬성 토론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김문기 의원은 “너를 찍은 내 손가락을 찍어 내고 싶다. 의회 활동 똑바로 해라”는 항의성 내용이 담긴 시민의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삼수 의원은 “이 조례안은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고 있다”며 “모든 시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시의회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반대 측 토론 주자로 나선 자유한국당 김진홍 의원과 오은택 의원은 “민주를 표방하면서 충분한 시민 의견수렴 과정 없이 조례안 상정을 강행하는 여당의 행태에 시정을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의원이 전자투표로 내린 결정은 이랬다. 민주시민 교육 조례안은 총투표자 46명 중 찬성 35명, 반대 5명, 기권 6명이었다. 인권보장 일부 개정 조례안은 찬성 37명, 반대 5명, 기권 4명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제8대 부산시의회의 올해 의사 일정이 완전히 끝나는 날이었다. 통상 시의회는 본회의가 끝나는 대로 전체 의원과 각계 인사가 참석하는 폐회연을 연다. 올해 농사의 마무리인 셈이다. 폐회연은 애초 오전 11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본회의가 늦어지는 바람에 한 시간이 지난 뒤에서야 시작할 수 있었다.
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폐회연의 행사 주제는 ‘달콤하게 혹은 쌉싸름하게’였다. 부산시민의 달콤한 칭찬은 물론 쓴소리도 더 듣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장 입구에 설치된 포토월에는 ‘변화하는 부산, 혁신하는 의회. 연구+소통+현장=2019 부산시의회’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시민 기대 속에 첫발을 뗀 제8대 시의회의 마지막 날이 시민 항의로 얼룩져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정치부 maha@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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