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어업인들은 전국 포구에서 해상시위를 통해 바닷모래채취 결사반대를 외쳤고, 바닷모래 채취 문제는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어업 생산량이 떨어져 수산업계에 큰 충격에 빠진 와중에 국토부가 남해EEZ(배타적경제수역) 골재채취단지 지정기간을 늘리려는 모습은 수산업계를 분노하게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바닷모래 채취는 1984년부터 시작되었다. 여러 가지 사업으로 건설 수요 증가해 물량이 급증하자 기존의 하천모래를 바닷모래로 대체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모래 채취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연안에서의 지속적인 모래 채취로 해안침식, 바다환경파괴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2002년 신안군을 시작으로 바닷모래 공급 일시 중단 사태가 발생하였다. 정부는 연안 바닷모래 채취가 어려워지자 대체골재·순환골재 등 친환경적 골재사용 및 연구개발을 장려하기 보다는 더 먼 바다 즉 EEZ로 눈을 돌리게 된다.
정부에서는 국책사업의 안정적 골재공급 및 골재공영제 등을 목적으로 2001년도 남해 EEZ, 2004년도 서해 EEZ 모래 채취를 위해 2008년부터 서·남해EEZ 골재채취단지를 지정,운영해 왔다. 4대강 사업으로 하천모래가 시장에 공급되지 않았고, EEZ 바닷모래는 20년 전 연안모래와 마찬가지로 하천모래의 대체 공급원이 되었다.
하지만 최초 국책용으로 허가되었던 남해EEZ 바닷모래는 민수용으로 용도변경되었고, 수차례에 걸친 기간연장을 통해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 남·서해EEZ에서 1억5000만 ㎥가 넘는 바닷모래가 채취되었다. 1984년 이후 우리나라 해역에서 채취된 바닷모래는 5억 ㎥가 넘는다.
이 엄청난 양의 바닷모래 채취는 저서생태계 파괴는 물론 바닷물 속에 떠다니는 플랑크톤 등에 영향을 미쳐 해양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골재 확보에 우선하여 바닷모래 채취 근거법인 골재채취법을 통해 바닷모래 채취 행위를 조장해 왔다. EEZ 골재채취단지 지정권·허가권을 국토부가 관할하고, 단지관리자는 국토부 산하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가 수행하고 있다. 해양환경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는 해역이용협의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국토부는 법 개정을 통해 채취해역에 대한 복구의무를 면제하고 골재채취단지 지정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시켰다. 이와 더불어 허가조건을 점차 완화하였고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등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가 이루어져 왔다. 이러한 무분별한 바닷모래 채취를 막기 위해 관련법과 제도로 ‘2017년 6월 남해EEZ 골재채취단지 지정·허가권자를 국토부에서 해양수산부로 변경하는 골재채취법 개정안(대표발의 최인호 의원)과 ‘2017년 12월에는 골재채취구역의 복구를 의무화 골자로 하는 공유수면관리·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대표발의 오영훈 의원)이 발의됐으나 국토부의 반대로 통과가 불투명하다. 또한 해양수산부에서도 이해관계자 사전협의 강화, 바닷모래 채취 관련 조사 체계화 및 관리방안 수립 의무화를 담은 해역이용협의 등에 관한 업무처리규정 등을 개정했으나 조사방법의 체계화나 채취영향을 밝히는 절차 등이 아직 미흡하다.
현재 남해 EEZ에서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2017년 1월 이후 2년 동안 골재대란 등의 문제는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골재수급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수도권과 동남권 지역에서조차 모래수급은 안정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골재업계에서는 연일 골재대란을 주장하며 바닷모래 채취를 요구하고 있다. 모래가격 상승으로 인해 타 골재원 개발과 기술투자 등이 이루어져 바닷모래 채취량 감소에 맞춰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도 또다시 바닷모래 채취가 허가된다면 갈등만 야기할 뿐이다.
골재업계는 해양생태계는 간과하고 바닷모래를 단지 사업용의 골재원의 하나로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다. 지금의 바닷모래 채취는 해양환경문제에 대한 고려 없이 경제논리로만 일관되어 왔다.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와 함께 채취지역 복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국토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환경·경제 문제를 같이 봐야한다면 대체골재개발에 보다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바닷모래 채취반대 수석대책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