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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지구온난화의 제갈량식 자연치유 /변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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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1-12 19:15:54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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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한 말기엔 영웅담이 많았다. 엉뚱하게도 그 영웅담 중에서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방도가 발견된다. 조운은 필마단기로 백만 적군을 돌파했다. 적 한 명을 젖힐 때마다 일일이 손을 썼으니 돌파는 가능했으나 승전하는 방법은 아니었다. 반면에 제갈량은 도검 대신 불의 힘을 빌려 적을 한꺼번에 무찔렀다. 의료행위와 비교하자면 전자는 개인을 위한 수술치료이고 후자는 전 주민을 위한 자연치유이다. 지구온난화는 조운 식으로 치료하기에는 공간이 너무 넓다. 지구라는 환자가 본래 가진 면역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제갈량식만이 제격이다.

지구온난화의 해법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제안이 있었다. 성층권에 거대한 거울이나 대량의 반사용 입자를 올리거나, 다량의 구름을 만들어서 반사 광량을 늘리자는 연구가 있었다. ‘성층권에 거울을 올리는 비용은?’ 등의 의문이 당장 따른다. 나무를 심거나, 인공식물을 만들거나, 바다에 미네랄을 뿌리는 등의 방법으로 탄산가스를 유기물로 바꾸자는 연구도 있었다. 이 또한 일일이 수고를 해야 하는 조운식 제안들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국가별로 정하고 추가배출량에 대해 벌금을 내게 하자는 결의도 있었다. 국제 사회에서 누가 벌금을 매길 것이며 누가 징수할 것인가? 그래서 지구공학 연구들은 거의 다 이론으로만 그쳤다. 탄산가스를 덩어리로 뭉쳐 지하에 매장하는 방법은 지금 실행되고 있는 모양이나 역시 조운식 방식이고 주목적이 탄산가스 제거가 아니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더 좋은 방안이 나오기를 무작정 기다리기만 할 수도 없다. 당장 제갈량식에 가깝고 부작용도 고려된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

다행히 발견되는 것이 있다. 기온의 상승은 극지방의 빙면을 늘려 해결하고, 탄산가스의 증가는 해수에 철 이온을 뿌려 해결하자는 양면작전이다. 빙면을 증가시키면 반사량이 는다. 빙면이 증대한 만큼 추워질 것이고 추워진 만큼 빙면이 또 는다. 빙면을 한 번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여놓으면, 이렇게 가속되어 기온은 낮아진다.

초기에 일정수준 이상으로 늘리는 방법이 문제였는데, 해수가 담수보다 얼기 어려운 원인을 분석하면서 간단히 해결되었다. 해수는 차가울수록 무거워지므로 찬 공기에 의해 냉각된 해수는 가라앉고 저층의 온난한 물이 올라온다. 이 때문에 기온이 영하가 되어도 바다는 얼지 않는다. 그러나 해수면에 얇은 막을 띄우면, 그 막의 위에 떨어진 눈비와 파도 조각이 얼고 이 얼음은 수중에서도 겨우내 계속 커졌다가, 여름에는 이것이 먼저 녹으니 다른 빙면은 보호된다. 냉각이 너무 심하면, 쇄빙선이 지나가면서 모빙에서 분리하여 저위도로 흘리면 해결된다. 환경오염 등의 부수적 문제점들도 이미 대안이 마련되었다.

대기 중의 탄산가스 소모량의 절반 이상을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조류가 담당해 왔으니, 탄산가스 제거방안도 여기서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현재 바다에는 생물이 살지 않는 황무지 같은 곳이 무진장하다. 그 첫째 원인은 생물이 세포를 합성하는 데 절대 필요한 촉매, 즉 철 이온의 절대적 부족이다. 영양염과는 달리 철 이온은 외부유입에만 의존한다. 따라서 철 이온이 추가되면 먼저 식물성 플랑크톤과 해조류가 증가하면서 그만큼 탄산가스 소모가 증가한다.

철제 인공어초에서 철 이온이 나와서 생물이 늘어남은 이미 증명되었다. 철 이온은 생체 내에서 배출되지 않고 계속 재사용되니 추가되는 양 만큼 생물이 늘어난다.

철 이온을 대량으로 합성하는 기술이 문제였는데, 황사의 쇳가루가 저온에서 태양 빛을 받아 이온을 생성함이 발견되자 돌파구가 열렸다. 쇳가루를 아주 작게 만들어 표면적을 넓히는 기술도 해결되었으니 철 이온의 대량 생산도 이제 어렵지 않다.
철은 마그네슘에 대한 길항작용 외에는 달리 알려진 부작용이 없다. 어패류도 함께 증가하는 것은 부산물이나 너무 넘치는 부작용은 이온 공급의 축소로 해결된다. 그러나 빙면과 철 이온, 이들 두 방법은 아직 실험도 못 해본 상태다. 제갈량의 제안도 유비 같은 지도자를 만나야 실행된다. 이 시대의 지도자들? 세계 정상들이 리우에 모여, 탄소 소비에 벌금을 물리자는 결정을 한 것이 1992년이다. 그 후 지금까지 26년 동안 그들은 그 회의만 거듭했다.

부경대 명예교수·전 한국기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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