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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령자 이동권 확보, 면허 반납 지름길 /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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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11-08 19:15:05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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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부산의 고령자 교통사고 감소율이 전국 1위다. 올해 9월까지 35%가 감소한 것은 전국 대도시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것으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해 들어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줄어든 것은 부산시가 운전자에 대한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전국 최초로 고령운전자의 자진 면허반납을 시도해 올해 부산시에서만 지난 9월 말까지 3200여 건이 반납됐다. 지난해 전국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 수 4000여 건과 비교하면 놀라운 실적이다. 더불어 고령운전자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27명에서 지난 9월 말 기준 15명으로 대폭 감소했고 사회적 비용 절감액도 51억 원을 넘었다.

고령운전자 자진 면허반납 제도 시행 초기에는 ‘운전을 못 하는, 할 수도 없는 고령자들에게 돈을 나누어 준다’는 비난도 있었고, ‘교통사고 줄이는 데 효과가 검증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라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부산시의 고령운전자에 대한 인식 전환으로 부산이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안전도시 부산’을 넘어 ‘고령자도 안전한 도시 부산’으로 발전했다. 고령운전자의 적성검사를 담당하는 부산 남부면허시험장에는 매일 100여 명의 고령운전자가 적성검사를 받기 위해 방문한다. 이들은 인지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직접 느끼고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도 숨기지 않는다. 하지만 운전이 생계와 연계되기 때문에 반납을 못하고 있다.

운전면허증을 소지한 고령자의 경우 자부심이 대단하다.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준 국가자격증이라고 하시면서, 운전이 전문 직업인이었을 시기에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많은 돈과 시간의 투자가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신다. 여전히 ‘자진 반납에 따른 혜택이 크지 않다’ ‘차가 없으면 생활이 불편하다’는 의견도 많다. 평생 자가용으로 일상생활을 하신 분들에게 “이제 연세가 있으니 면허증을 반납하시라”고 하면, 추억은 반납하지 못한다는 말씀과 함께 운전을 하지 않으면 병원에도 관공서에도 갈 수가 없다고 하신다.

이제는 국가에서 고령자에 대한 이동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이분들에게 운전면허를 반납하더라도 안전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이용에 대해 자신 있게 권해드릴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진 반납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으로 그분들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통계에서 나타나듯이, 고령자들이 운전면허를 반납함으로써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절감되고, 고령자의 사회적 활동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무조건 자진 반납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합당한 대우와 예의를 갖추어 그분들에게 자부심을 갖고 사회활동을 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하여야 한다.

하지만 전체 고령운전자에 비하면 자진 반납하는 고령자의 수는 여전히 미미하다. 인구 구조상 고령자의 운전면허 보유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올해 17만 명인 75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가 2021년에는 25만 명으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31만 명으로 대폭 증가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 입법을 통해 고령운전자 교육 의무화가 추진되고 75세 이상은 의무적으로 안전교육을 받도록 하며, 면허갱신 주기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될 예정이다. 도로교통공단도 경찰청과 협조해 고령자에 대하여 안전운전 컨설팅제도를 시행하고, 인지검사를 통해 위험군에 있는 어르신들에게는 적극적으로 자진반납을 유도할 방침이다.또 남부면허시험장에서는 적성검사를 받기 위해 방문하는 고령자들에게 부산시의 고령자 친화적 대중교통정책을 적극 홍보하고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 발 앞서 고령자에 대한 교통정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부산시에서 각종 정책 수단을 더 많이 강구해야 한다. 운전을 직접 하지 않아도 생계를 유지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자가용을 대신할 마을버스를 추가 운행하고 노선을 늘린다.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기 위해 횡단보도 신호시간을 고령자 발걸음에 맞추어 조정하는 등 사고위험이 높은 고령자가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정책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고령자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이 자부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보다 풍성한 혜택이 제공되었으면 한다.

도로교통공단 부산 남부면허시험장 민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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