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해 국내 3분기 경제성장률이 0.6%로, 0%대 성장세를 이어가고 투자 감소로 인해 올해 한국은행이 제시한 성장률 2.7%를 달성하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기사를 봤다. 이어 기사는 수출과 수입, 설비투자 및 금리효과와 소비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중 귀에 들리는 뉴스가 수출이 늘어 성장을 견인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엇갈린 실적을 대조하며 반도체 수출은 초호황을, 자동차는 실적쇼크에 빠졌다는 소식이었다.
그 내용을 살펴보니 반도체는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 할 만큼 올해 수출 실적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반도체를 중심으로 17조5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6조4000억 원 이상의 이익을 낸 SK하이닉스는 꿈의 영업이익률까지 달성했다고 한다. 국내 단일품목 최초로 연간 수출 1000억 달러 돌파란 새 역사도 썼으며 반도체의 경우 현재 세계 3대 회사 체제로 독점화돼 있어서 수출 호황이 곧 꺾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 자율주행 등과 맞물려 반도체 수요는 당분간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고사양 메모리 기술로 중국 같은 경쟁국과 초격차를 계속 유지하는 게 관건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동차는 극심한 수출 부진의 위기감을 전했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889억 원으로, 작년 대비 76%나 줄었다. 기아차도 기대에 못 미친 영업이익을 냈으며 쌍용차는 7분기 연속적자에 22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 생산 5위를 유지하던 한국은 2년 전 인도에 6위를 내준 뒤 지금은 7위 멕시코에 추격당할 처지에 놓여 결국 기술혁신과 미래 자동차 분야 투자로 품질 개선에 적극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경제사정이나 요즘 말하는 서민물가 등 경기가 어렵다는 내용이 다시 한번 다가왔다. 그간 경제를 이끌던 수출항목 중 자동차 분야는 전반적인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일까. 여기에 주가까지 폭락하고 있어 불편한 걱정이 앞선다. 일부 경제평론가는 아직은 우리 경제가 튼튼해 일시적 현상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위기가 기회이듯 지금은 기술혁신과 품질개선으로 원천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이는 국회의원에게도 적용된다. 이달 진행된 국정감사도 마찬가지다. 위의 경제기사 내용처럼 국감으로 우리는 무엇을 얻고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까. 민주주의의 삼권분립에 따라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는 그 고유의 기능을 강화하고 협력하여 민주적 사회의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중 입법부인 국회는 국민을 대신해 행정부를 감시하고 정책과 행정의 집행을 감사하며 국민이 위임한 감사의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에는 여야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국감의 모습 속에는 국민보다는 국회의 여야 갈등과 정쟁만 보이고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번 국감에 기억 남는 것은 벵갈 고양이와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뿐이다. 이번 국감을 보면서 국회가 과연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가 하는 회의감이 격하게 들었다. 예전에 보였던 청문회나 국감을 통해 국민을 대신하여 정부의 적폐를 찾고 감시하는 국회의원 본연의 모습은 점점 사라져 가는 반면 언론은 이를 희화화해 점점 자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정책 국감은 실종되고 이슈와 선전, 이벤트성 내용이 난무하는 국감으로 변질돼 버렸다. 언론도 이를 부추긴 건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여러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무엇’ 보다도 ‘어떻게’에 관심을 두고 접근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혁신과 변화의 아이콘이 되어 세계 유수의 경쟁사들을 제치고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들며 지금도 선도해나가고 있다. 지금과 같이 정보의 홍수와 매체 환경이 고도화된 시대에 ‘무엇’이라는 핵심 기능만으로 차별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우리 국회와 정부는 이제 국민이 원하는 가치를 ‘어떻게’ 혁신하고 고도화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할 때다. 요즘 기업이 혁신을 부르짖으며 고객의 트렌드에 따라 변화하듯 국회와 국감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감시하는 것이 결국 언론과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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