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데스크시각] 미중 암초 넘어야 남북 훈풍 분다 /임은정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17 19:12:10
  •  |   본지 2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남북이 하루가 다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15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연내 남북 철도 연결 착공식을 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가 이달 안으로 마무리돼 조만간 남북 주민, 외국인 관광객 등의 자유왕래가 가능해진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북한 병사가 JSA의 ‘72시간 다리’를 통해 귀순하다 북측 병사들의 총격을 받고 쓰러지던 장면을 보며 마음 졸였던 일이 까마득한 옛날 같다. 눈만 뜨면 쏟아지는 한반도 정세 변화를 좇아가기에 숨이 가쁠 정도다. 하지만 현실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북이 여태껏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자 하기에 국내는 물론 세계 열강들의 우려와 견제가 만만치 않다. 한반도 비핵화의 키를 쥔 미국은 남북 관계가 ‘속도 위반’이라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은 남북 어디쯤에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을까.

예나 지금이나 우리에게 중국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너무도 큰 산이다. 지금은 한술 더 떠 매일 마시는 공기의 질 또한 중국의 영향 아래 놓여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한중 언론인 교류프로그램으로 지난달 하순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 중국의 대외전략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중견 학자들을 잇따라 만나 보니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 대한 불편한 속내가 느껴졌다.

중국의 대표적인 외교관 양성소인 중국외교학원 교수들은 한반도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시종일관 ‘미국 책임론’을 강조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한령(한류 확산 금지)으로 이어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주권국으로서 한국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외교학원은 우리의 외교부 장관에 해당하는 현직 외교부장인 왕이를 비롯해 다수의 장관과 수많은 외교관을 배출했기에 그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묵직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졌다.

이곳을 대표하는 노학자인 쑤 하오 교수는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을 빨리 포기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다소 파격적인 견해로 기자의 귀를 의심케 했다. 북한이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미국을 비핵화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전략이론 연구 학자로서, 미국의 국가 안전 전략을 분석해 보면 말과 행동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북한의 핵 개발을 어느 정도 용인했다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으로 미국에 위협이 되자 북핵 관련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반도 비핵화의 불확실성 요소는 ‘미국’이라고 지적했다.

북중, 한중 관계의 신진 학자인 링 솅리 교수도 한중의 북핵 접근 방식에 이견이 생긴 것은 미국 탓이라고 했다. 한미 동맹은 한국의 자주적 외교 활동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한국의 사드 배치 또한 주권 국가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날 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중국판 사드로 불리는 러시아산 S-400이 중국 산동성에 설치된 것과 관련해서는 한반도와 전혀 상관 없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내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확대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우리로서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얘기와 무엇이 다른가 싶었다. 그도 북한의 비핵화 진전이 느린 이유는 “(해결 의지가 있는) 중국과 달리, 해결 의지가 없는 미국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미국을 바라보는 중국의 시선이 삐딱할 수밖에 없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미중 무역전쟁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북한의 비핵화가 더 멀어졌다.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가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보도했다. 두 나라의 갈등이 과거 미소 냉전에 버금가는 신냉전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북중 관계 복원을 통해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 벼르는 중국, 수 틀리면 한미군사훈련 재개라는 카드도 꺼낼 수 있는 예측불허 미국. 거대한 두 암초를 사이에 둔 채 불어오는 남북의 훈풍을 마냥 즐기고 있을 수가 없다.

독자여론부장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3. 3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4. 4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5. 5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6. 6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7. 7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8. 8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9. 9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10. 10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1. 1“현금 쌓아놓고 34억 체납 지광(국제신문 대주주), 국세청 나서라”(종합)
  2. 2與 부산 지역위원장 출신, 공공기관 임원 잇따라 꿰차
  3. 3李 ‘친노 중용’ 승부수…여권 통합·PK 공략 두 토끼 잡기
  4. 4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5. 5장외로 나간 국힘 “李, 본인 사건 특검 임명…끌어내려야”(종합)
  6. 6“주민자치회 활성 위해 獨·스코틀랜드와 같이 정책반영 기반 필요”
  7. 7與 “내란잔당 국힘 후안무치…탄핵 거론 제정신 아냐”
  8. 8국힘 “이용철, 대장동 숨은 설계자” 민주 “법조 베테랑…법무장관 적격”
  9. 9靑 국정상황실장에 울산 연고 김태근 비서관, 2기 참모진 개편 PK 전면에
  10. 10민주 “정부에 ‘실거주 구분 없이 종부세 공제 14억’ 강력 요구”
  1. 1분당 라면 600개…농심 부산수출공장 가동
  2. 2밤바다에 핀 불꽃 8만 송이…120만 명 홀렸다(종합)
  3. 3정지선 훠궈, 전주 명물 칼국수…롯데百 맛집에 외국인도 줄선다
  4. 4외국인, 올해 1~9월 부산서 카드 1조원 넘게 썼다(종합)
  5. 5HUG 10개월 만에 또 수장 공백…당분간 대행체제 불가피
  6. 6국산화·지역 상생 앞세워 해상풍력 박차
  7. 7해군·해병대 AX 거점, 부산에 ‘둥지’
  8. 8신세계 센텀 ‘라이다’ 팝업 오픈
  9. 9폭락장 반대매매 막아라…신용융자 담보비율 의무 면제(종합)
  10. 10‘블루 쓰나미’ 충격 여전…美기술주 반등에도 코스피 안갯속(종합)
  1. 1영도 해양박물관 앞 산책로, 넉달째 쑥대밭
  2. 2창원 제2국가산단 3년 표류 마침표?
  3. 3국제신문 회생, 민주노총과 연대…부산 女NGO·사하구의회 힘보태
  4. 4대원 물릴까, 10초 고뇌 끝 불길 속으로…항공기 폭발 막아
  5. 5부울경 비 내리며 기온 뚝(종합)
  6. 6고령면허 자진반납땐 최대 30만 원…7534명 ‘응답’
  7. 7[한 손 뉴스] 기장 문오성마을 어르신들, 트롯그룹 결성 자작곡 발매
  8. 8광안동 인도 돌진 벤츠 운전자 2심 법정구속
  9. 9탐방 허용-자연보전 통제 ‘절묘한 균형’…100년 지킨 원칙
  10. 10이웃자녀 학대 사망 부추겼다…‘공부방 이모’ 징역 20년 확정
  1. 1“국제신문 골프대회, 아마추어 골프 발전의 든든한 버팀목 되길”
  2. 2남자부 A조 어정우 씨 “뜻밖의 우승…양산과의 인연 감격”
  3. 3가을이 물든 필드…아마골퍼 300여 명 ‘열정·화합의 샷’
  4. 4여자부 우승자 황은경 씨 “매번 새로워…건강하게 오래 즐기고파”
  5. 5남자부 B조 홍정삼 씨 “퍼트 감각 빛나…목표는 A부 우승”
  6. 6삼성, 12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 탈환…통산 9번째 우승
  7. 7‘승률 98.6%’ 배드민턴 안세영,사상 첫 2시즌 연속 11승
  8. 8승부는 원점…‘홈런 공장’ 대구서 거포들의 전쟁
  9. 9페이즈 신들린 블로킹 9개…읏맨, 시작부터 웃었다
  10. 10태권도, 北 전통무술로 각인될라
우리은행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지방의회 아래 선출직 주민의회…술집 개업 등 찬반 권한
주민자치 모범현장 가다
‘주민대표’가 건축 세부사항까지 의견…지방의회 심사 반영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바흐를 찾아간 나, 한국을 꿈꾸는 그녀
세계유산위원회, 부산의 시간을 세계와 나누다
경제프리즘 [전체보기]
소비 아닌 문화 생산 주체 오페라하우스
한국 갯벌의 2단계 확대 등재 의미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코뿔소 없음과 진공
지역이 기획, 국가가 지원하는 R&D 시대 열자
국제칼럼 [전체보기]
사라지는 것, 살아남는 것
국조 대상은 조희대가 아니라 증시 참사다
기고 [전체보기]
부산 관광 다음 키워드는 ‘건축관광’
‘성범죄 취업제한’의 사각지대
기자수첩 [전체보기]
금고 이사장 전횡, 지금도 진행중
엘리트 자평해온 市 공무원…생중계 회의서 능력 입증을
김준희의 클래식 인사이트 [전체보기]
세레나데, 다정한 위로
여름의 끝자락, 브람스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다대포에서 만난 퇴계 이황
세종시대 음악이 전해진 이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탈서울’ 안 된다던 원안위, 세종행에 왜 침묵하나
AX·반도체 전시회 5개 동시에 열렸는데…
도청도설 [전체보기]
초등 입학생 30만 붕괴
공공재
독자 투고 [전체보기]
새로운 시작 ‘황혼 이혼’
무료 화장실 깨끗하게 쓰자
메디칼럼 [전체보기]
감기약을 먹어도 감기가 낫지 않는 이유
왜 제대로 비워지지 않는지 살펴야
목지수의 도시브랜드 산책 [전체보기]
랜드마크 시스템의 시대
북항 돔구장에서 야구 보며 사우나를
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전체보기]
건망증, 이렇게 잡자
운동으로 해마를 키우자
박진희의 컬처 픽 [전체보기]
‘부캉이’ 스펙터클에서 공존으로
부산 문화정책, 지금 필요한 선택
사설 [전체보기]
북항 돔 아레나, BPA·부산시 대승적 결단 필요하다
위헌 소지 조작기소특검법…역풍 피할 수 있나
세상읽기 [전체보기]
동맹 속의 자율성, 핵자강과 전작권의 미래
낯설고도 궁금했던 부산과의 첫 만남
안재철의 연결하는 공간 [전체보기]
오래된 건축이 만드는 새로운 연결
지구와 도시의 연결을 묻다
엄길청의 문전성시 [전체보기]
말과 현실이 너무 다른 부산
반도체와 부산
이보성의 미술 현장 산책 [전체보기]
두 미술관, 각자의 역할을 묻다
시장이 강해진 것일까, 비엔날레가 약해진 것일까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복지의 ‘필요 원칙’과 포퓰리즘
보건의료에서 지방정부 역할과 ‘정책 의료’
이정구의 맛과 건강 [전체보기]
미식과 오래 씹기
이제명의 오션 드림 [전체보기]
기다림에도 비용이 든다
광복 81년, 다음은 바다의 산업 주권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대규모 대미 투자, 기회인가 위협인가
국제질서의 지각변동과 한국의 성장경로
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전체보기]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미분양의 경고, 지방 맞춤 ‘출구전략’ 서둘러야
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전체보기]
사람은 갔어도 명당은 남아 있다
조선 8대 명당 중 하나인 정문도 묘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와인은 어떻게 마음에 남는가
추석의 식탁, 가족을 잇는 와인
특별기고 [전체보기]
‘해양수도 부산’ 토대부터 바로 놓아야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박자와 기보
국민악파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양달석의 ‘목동’
이대원의 ‘온정리 풍경’
CEO 칼럼 [전체보기]
십시일반(十匙一飯), 나눔이 만드는 연말의 온도
시민 주거안정에서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