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시대가 밝아오고 있다.

핵무기를 두고 끝없이 대치하였던 동북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휴전선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160만의 대군이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밀집대형으로 서로 대치하여 중동지역과 더불어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던 한반도가 이제는 남북이 화해하고 함께 평화적으로 잘사는 번영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종전이 선언되고 진정한 평화가 한반도에 정착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것이 사실이나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고 주변국들과의 의견을 모아 나가면 조만간 평화가 정착될 것이다. 모든 국제적 위험 요소를 안전선으로 들어오도록 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힘이요, 이런 평화를 위한 우리의 힘에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군인이다.

아마도 가까운 미래에 역사는 말할 것이다. 오늘 우리의 노력으로 이루어낸 평화의 역사는 6·25전쟁에 참전한 국가유공자와 오늘날까지 이 나라를 지켜낸 군인과 제대군인의 희생이 그 바탕이었고, 이러한 그들의 희생이야말로 남북 평화통일과 선진국 시대를 연 초석이 되었다고 말이다.

이쯤 해서, 역사의 초석이 되어 온 오늘날 우리의 군인이라는 직업과 제대 군인의 삶은 어떠한지 살펴볼까 한다. 군인은 목숨을 건 임 무수행, 격오지 근무로 인한 잦은 이사, 이로 인한 자녀 교육 문제, 문화생활 소외, 계급정년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는 직업이다. 군인의 계급정년은 대위가 43세, 소령이 45세, 중령이 53세, 대령이 56세, 부사관인 상사가 53세, 원사와 준위가 55세다. 직업 군인 상당수가 45∼56세에 정년을 맞는다.

군의 조직 특성상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계급정년 등으로 매년 6000여 명이 퇴직하게 되는데, 이들 중 30~40대 비중이 54.7%를 차지한다.

퇴직한 제대 군인의 재취업이 중요한 이유는 전역 시점이 자녀 학비, 부모 부양비, 주택 구입비 등 일생 중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여서 전역 후에 바로 취업을 하지 못하면 그 가정 전체가 생계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국토 수호를 위해 헌신하다가 전역했지만 이들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미미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제대 군인 취업률은 54.4% 정도로 90% 이상인 선진국에 비해 한참 낮은 실정이다. 이에 제대 군인 지원에 대한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보훈처에서는 5년 이상 10년 미만 복무한 장교 및 준·부사관 전역자를 중기 복무 제대군인으로, 10년 이상 복무한 장교 및 준·부사관을 장기복무 제대군인으로 등록하여 지원하고 있다. 또 제대 군인들에 대한 재취업 등 원활한 사회정착 지원을 위해 서울 등 전국 7개권역에 제대군인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제대 군인을 위해 전문상담사가 1대1 진로 상담, 취·창업 정보 제공, 취업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전직지원금 지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제대 군인 스스로 국토 수호를 위해 헌신한 것에 대해 자긍심을 느끼고 이들에게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 ‘제대군인주간’을 지정·운영하고 있다. 올해(10월 15~19일)는 7번째로 ‘제대 군인에게 감사와 일자리를’이라는 슬로건 하에 범정부적 국민 참여형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 지역에서도 10월 한 달 동안 ‘제대군인 주간 선포 기념 감사 행사(15일)’ ‘제대군인과 기업체, 청소년의 특별한 만남의 날(23일)’ ‘여성 제대 군인의 창업지원 성공전략 특강(25일)’ 등 부산과 경남 제주지역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추진한다.

특히 올해는 부산지역에서 최초로 부산시민, 청년 등과 함께하는 ‘제대군인 일자리 박람회’를 개최한다.

이런 지원과 행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제대 군인 지원에 대한 우리 사회의 공감대 형성과 각계각층의 특별한 관심과 애정이다. 제대 군인은 우리의 친숙한 이웃이요 가족이며 형제임을 인식하고 모든 국민이 제대 군인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기업과 정부도 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여 안정적인 생활을 하게 될 때 현역 군인들도 제대 군인의 안정된 생활을 보고 마음 놓고 국방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지방보훈청 제대군인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