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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63>한전이 추정한 고리원전단지 최악의 사고발생시 손해비용 약 2500조원…“발전원가에 반영 절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10-09 10: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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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 앞에서 열린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에서 119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지진에 의한 화재 발생과 테러공격 등 복합적인 재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국제신문 DB
우리나라에서 일본 후쿠시마원전사고와 같은 사고가 일어날 경우 최대 2492조 원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한국전력 연구용역보고서가 10월 2일 공개됐다. 국내 원전부지별 사고 시 발생하는 손해비용이 추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토대로 산정된 ‘사고위험비용’은 현재 원전 발전원가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이를 제대로 반영할 경우 ‘원전=값싼 에너지’라는 보수야당과 일부 보수언론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2018.10.3)의 기사 머리말이다. 경향신문은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이 이날 공개한 한국전력의 ‘균등화 발전원가 해외사례 조사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일본경제연구센터(JCER)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중대사고 발생 시 고리원전의 총 손해비용은 2492조4000억 원, 월성원전 1419조8000억 원, 영광원전 907조 원, 울진원전 864조7000억 원, 4개 지역 평균 피해 액수가 1421조 원이라고 밝혔다.

방사성폐기물처리비용을 빼고 추산하더라도, 고리원전 1911조4000억 원, 월성원전 838조8000억 원, 영광원전 326조 원, 울진원전 283조7000억 원 등 4개 지역 평균 840조 원의 손해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 보고서는 “지극히 낮은 확률이라도 사고 시 발생하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원전의 균등화발전비용(현 발전원가에 환경오염·사고비 등 외부비용을 합친 것)은 79.80~89.51원(원/㎾h, 2017년 기준)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 비용도 방폐물처리비용(㎾h당 23.1원)은 제외된 채 산정됐다. 이 의원은 “원전사고 발생 시 제염(방사성물질 제거작업)만 하고 방폐처리를 안 하는 것은 러시아 체르노빌같이 방치를 하는 것”이라며 “방폐물처리비용 역시 원전 발전원가에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폐물처리비용 반영 시) 현재 발전단가는 66원대에서 56.49원이 더 오른 122.5원으로 2배 가까이 뛴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원전은 결코 값싸고 안전한 에너지가 아니다”라며 “원전의 안전비용과 폐로비용은 지금 세대가 후대에 떠넘기면서 억지로 값싸다고 주장하며 사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6주기를 맞아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앞에서 반핵단체 회원들이 신고리5, 6호기 백지화를 요구하는 차량 행진 발대식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이러한 비용은 일본경제연구소(JCER)의 분석 방식에 따라 추산됐다. 후쿠시마와 같은 중대사고 발생을 전제로 하되, 원전지역의 인구밀집도·지역총소득·지역평균임금 등을 보정한 것이다. JCER은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로, 지난해 4월 두 번째 후쿠시마 사고 비용 전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또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의 ‘비용 역전’ 현상이 빠르게는 2020년 중·후반에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30㎿의 대규모 태양광의 경우 2022년부터 원전의 균등화 발전비용 상한가격과 비용 역전이 시작된다. 2025년부터는 하한가격과도 비용이 역전된다. 태양광 1㎿의 경우 2029년부터 원전 상한가격과 비용 역전이 시작된다.

원전은 연료비는 저렴하지만, 손해비용을 토대로 산출한 사고위험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발전원가를 좌우한다. 이 비용이 제대로 반영된다면, 원전의 발전원가는 지금보다 크게 오를 수 있다. ‘싸고 깨끗한 에너지’라는 원전의 이면이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한전보고서는 원전의 사회적 비용, 특히 원전사고비용을 반영한 결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한전을 비롯한 공식적인 기관이 원전의 사고비용을 추정해 발표한 경우는 없다(경향신문, 2011.10.3).

실제로 후쿠시마원전사고 이후 일본에서도 사고비용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에 따른 손해액에 대해서는 사고가 나던 2011년 12월 일본 정부위원회가 원전주변 주민들에 대한 배상금과 원자로 냉각비용 등을 바탕으로 5조8000억 엔(약 58조 원)이라는 금액을 공표한 바 있다. 2014년 3월 11일 일본 NHK뉴스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인한 ‘제염’과 배상, 폐로 등 손해액의 최신 전망치를 합하면 11조엔(약 110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밝혔다.

2년 여 뒤에 NHK 뉴스(2016.12.9)는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사고비용은 종래의 2배인 21조 엔(약 210조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폐로비용 등의 부담의 틀을 검토하는 이론의 지식인회의에서 경제산업성은 배상 및 제염을 포함한 원전사고 관련 비용의 총액이 종래의 배인 21조 엔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보였다. 비용의 일부는 전기요금의 지불을 통해 국민이 부담하는 형태가 된다는 것이었다.

후쿠시마원전의 폐로나 사고배상, 거기에 제염 등의 비용에 대해 일본 정부는 그 전까지 11조2000억 엔으로 추산했다. 세부항목을 보자면 폐로비용은 2조 엔에서 8조 엔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또한 배상은 향후 농업 분야의 피해액의 보상이 증가하기에 5조4000억 엔에서 7조9000억 엔으로, 제염 관련 비용도 3조6000억 엔에서 5조6000억 엔으로 각각 늘어나 전체로는 기존의 배인 21조5000억 엔으로 늘어났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11년 3월 폭발한 후쿠시마 제1원전의 해체 기간을 30년 이상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근로자들이 지하수의 방사능 오염을 막기 위해 동토차수벽(얼음벽)을 설치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에 원전사업 등의 재편을 포함한 일단의 경영개혁을 촉구함과 동시에, 배상비용은 원전을 보유한 대기업 전력회사뿐만 아니라 신규 전력사업자를 포함해 모든 전력 이용자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즉 비용의 일부는 전기요금의 지불을 통해 국민이 부담하는 형식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케이Biz(2017.4.4)는 “후쿠시마원전사고처리 총액이 민간싱크탱크 추정 결과 70조 엔(약 700조 원)으로 정부의 3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대응비용에 대해 민간싱크탱크인 일본경제연구센터가 총액 50조~70조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 결과를 정리했으며 최대의 경우 경제산업성이 2016년 12월에 공표한 시산 약 22조 엔의 3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국민부담이 크게 늘어날 우려가 있어, 정부의 원자력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대기업이나 대학, 지자체 등이 법인회원의 회원으로 시산은 특임 연구원인 스즈키 다쓰지로 나가사키대 교수가 했다. 경제산업성은 대응비용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해 ‘제염’에 6조 엔, ‘폐로’(오염수를 포함)에 8조 엔, ‘배상’에 8조 엔으로 시산했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제염, 폐로, 배상액을 각각 30조 엔, 11조~32조 엔, 8조 엔으로 잡았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내에서 나오는 오염토 등의 폐기물이 최대 약 2200만 ㎥로 전망하지만 현외지역의 처분처에 대한 계획도 서 있지 않고 제염비용은 경제산업성 시산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아오모리현 로카쇼무라의 매설시설에서 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단가 수준(1만 t당 80억~190억 엔)으로 추산해 최종처분비용을 총액 30조 엔으로 추정했다.

폐로비용도 노심용융이 일어난 후쿠시마원전 1~3호기는 모두 방사성폐기물로 처분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비용이 늘었다. 오염수는 후쿠시마원전 부지 내의 탱크 등 약 100만 t이 쌓여 있으며, 일본 정부는 처분방법을 구체화하지 않았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등의 자료를 기준으로 1t당 처리비용을 2000만 엔으로 잡아, 전량분을 20조 엔으로 추정했다. 기준 이하로 희석해 바다에 방출할 경우 20조 엔까지는 들지 않지만, 현지어업인 보상 총 3000억 엔을 경제통산성의 시산에 더해야 하기에 배상비용을 8.3조 엔으로 추산했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발전소에서 열린 고리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축사하면서 원전정책을 밝히고 있다. 국제신문 DB
프랑스의 경우 후쿠시마원전사고를 반영해 추정한 피해액 자료가 있다. 프랑스의 국가 원자력안전 책임기관인 IRSN(방사능보호및 원자력안전연구소)가 후쿠시마원전사고 2주년인 2013년 3월 26일, 프랑스원자력안전청(ASN)의 의뢰로 수행한 ‘원자력 사고의 비용에 관한 최신 과학연구 결과’(IRSN,2007) 보고서 전문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IRSN은 앞서 2013년 2월 후쿠시마원전사고와 같은 유형의 원전사고가 프랑스에 일어날 경우 피해는 약 1200억~4300억 유로(146조6080억 원~256조89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는데 IRSN은 2012년 연구에서 피해예상금액은 4600억 유로이며 최대 1조 유로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IRSN은 3월 26일자 보도자료에서 이 같은 차이는 “2007년 연구결과는 극단적인 가정을 토대로 매우 초보적인 모델링 결과이며, 2009년 이후 본격적인 연구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에 근거하여 산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보고서는 원전중대사고 발생 시 세부 비용항목을 크게 사고현장비용, 발전소외부 방사능피해비용, 이미지 손상에 따르는 비용, 대체전력 확보비용, 방사능 오염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으로 분류한다. 프랑스의 900㎿급 경수로 1기에서 체르노빌원전사고나 후쿠시마원전사고와 같이 INES 7등급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비용 평균 추정치는 사고현장 비용(80억 유로), 발전소 외부 방사능피해 비용(530억 유로), 방사능 오염지역 비용(1100억 유로), 이미지 비용(1660억 유로), 전력생산 손실에 따른 비용(900억 유로) 등 모두 4300억 유로라는 것이다. 이는 프랑스 연간 GDP의 20% 이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볼 때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최종 사고비용 총액은 얼마가 될지 아직도 모른다. 이러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원전상황을 보면 이제부터라도 원전의 사회적 비용을 충분히 반영한 정책결정이 필요하며, 이러한 것이 전기요금에 반영될 경우 궁극적으로 원전은 ‘안전하지도 값싸지도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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