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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터널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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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은 길의 도시라 할 만하다. 구한말 큰길이 뚫리면서 비로소 도시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조선 시대에는 서울과 부산을 잇는 영남대로의 시발점이던 동래가 지역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규모를 키운 부산포가 1905년 1월 1일 경부선 개통과 함께 급격한 도시화를 맞게 된다. 침략과 수탈의 야욕을 품은 일제는 같은 해 9월 11일 부산항과 시모노세키항 간 관부연락선까지 개통한다. 이로써 조선의 육로와 일본의 육로가 바닷길을 매개로 연결됐다. 물자와 사람이 넘치는 도시의 팽창은 피할 수 없었다.

한국전쟁기에 구호 물자와 피란민이 쏟아져 들어오고 종전 후 산업시설까지 들어서며 부산은 더욱 팽창한다. 지금의 원도심 외에 부산진, 동래, 구포 일대까지 아우른 대도시가 된 것이다. 확장 과정에서 등장한 큰 걸림돌이 산이다. 금정산 백양산 황령산 장산 수정산 구덕산 등 수많은 부산의 산. 그래서 지름길 삼아 뚫기 시작한 것이 터널이다. 1961년 8월 14일 개통한 길이 640m 외굴인 영주터널(1988년 쌍굴 준공 후 부산터널로 개칭)이 부산의 첫 터널이다.

이후 그 수는 급속히 늘어 2018년 9월 17일 현재 모두 39개에 달한다. 개수로는 서울(45개)에 이은 두 번째지만, 총연장은 63.84㎞로 타 도시를 압도한다. 여기에 오늘 새로 개통하는 금정구 장전동과 북구 화명동 간 산성터널(4.87㎞)이 더해지면 터널 개수는 40개, 총연장은 68.71㎞에 이른다. ‘터널도시 부산’이라 할 만하다.

‘터널도시’라는 타이틀이 달갑지만은 않다. 그 이면의 그림자 또한 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국 최고의 터널 내 교통사고율이 문제다. 자유한국당 홍철호 의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전국 도로터널 중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황령터널(60건·사상자 132명)이었다. 또 4위 백양터널(34건·64명), 6위 만덕2터널(28건·66명), 8위 대티터널(22건·49명) 등 10위권 내에 4곳이나 포함됐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의 도로 정책이 ‘터널 만능주의’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오늘 개통하는 산성터널 역시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금정구 장전동 방면 출입구 인근 장전초등학교 학생들의 사고 가능성을 염려하는 학부모와 교사들의 원성이 높다. 도로 관리 주체인 부산시가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부분이다.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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