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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61>폐기물에너지의 실태와 과제를 말한다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17 09: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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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스틱 바다’. 영화의전당 제공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됩니다’.

시인 만해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라는 시의 한 구절이다. 폐기물이 다시 에너지가 될 수 있을까? 폐기물이 에너지가 될 수도 있다. 바로 폐기물에너지가 그것이다.

폐기물관리법 제2조는 폐기물을 ‘쓰레기, 연소재, 오니, 폐유, 폐산, 폐알카리 및 동물의 사체 등으로서 사람의 생할이나 생산과정에서 필요하지 아니하게 된 물질’로 규정한다. 폐기물 중 폐플라스틱이나 종이, 목재류와 같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연성 폐기물은 그 처리방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경오염과 경제성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같은 고분자물질은 오랜 세월이 흘러도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준다.

이러한 폐기물에너지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일단 사용한 플라스틱을 잘 분리수거해서 종류별로 회수할 수만 있다면 자원으로서의 재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보다 효과적인 처리방법의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최근 가연성 폐기물 가스화 공정을 이용한 합성가스 제조방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다. 생성된 합성가스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미량가스의 정제와 함께 이산화탄소 농도의 효과적인 제어가 동반돼야 한다.

폐기물에너지는 폐기물을 태울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하는 에너지로, 폐기물발전이 있다. 폐기물에너지는 바이오매스에너지, 미활용 에너지와 함께 신에너지의 하나로 다뤄진다. 폐기물처리를 하는 것은 폐기물을 태우는 것만이 아니라 에너지를 이용해 자원화, 지역에 환원하는 기능이 있다.

폐기물을 에너지화하는 데서 간과해선 안 될 기본 개념이 폐기물은 다양한 오염물질을 포함한 물질이므로 일반 연료와 혼동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폐기물은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고, 에너지회수는 다음 순서로 해야 한다.

   
부산 도심 길에 잔뜩 버려진 플라스틱 컵. 국제신문 DB
폐기물에너지는 사업장 또는 가정에서 발생되는 가연성 폐기물 중 에너지함량이 높은 폐기물을 열분해에 의한 오일화기술, 성형고체연료의 제조기술, 가스화에 의한 가연성 가스 제조기술 및 소각에 의한 열회수기술 등의 가공·처리방법을 통해 고체연료, 액체연료, 가스연료, 폐열 등을 생산하는 재생에너지이다.

페기물에너지의 종류로는 성형고체연료(RDF), 폐유정제유, 플라스틱 열분해연료유, 유기물 폐기물 에너지화 및 재활용, 폐기물 소각열 등을 들 수 있다.

성형고체연료(RDF: Refuse Derived Fuel)란 종이, 나무, 플라스틱 등 가연성 폐기물을 파쇄, 분리, 건조, 성형 등의 공정을 거쳐 제조된 재생연료를 말한다. 폐유정제유는 폐유를 연료유로 재활용하기 위해 폐유에서 수분, 회분, 중금석 및 기타 이물질을 제거한 것이다. 플라스틱 열분해연료유는 플라스틱, 합성수지, 고무, 타이어 등 고분자 폐기물을 열분해해 생산한다. 유기물 폐기물 에너지화 및 재활용은 하수슬러지(함수율 80%)를 건조한 뒤 열분해해 탄화하고, 열분해 공정 중 생산되는 열분해가스를 세정·흡착·압축·응축기술을 이용해 가스를 정제한 뒤 압축해 저장하고 이를 공정에 주연료로 사용하는 재생에너지이다. 폐기물 소각열은 폐기물 소각이나 가스화에 따라 발생하는 가연성 폐기물을 소각열 회수에 의한 스팀 생산 및 발전, 시멘트 킬른 및 철광석소성로 등의 열원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폐기물에너지의 보급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독일에서는 1980년대 세계 최초로 폐기물 분리·선별기술을 개발해 RDF를 생산해왔다. RDF는 현재 전용 발전시설, 화력발전소 및 시멘트 소성로의 보조연료 등으로 활용되고 있고, 독일 전역의 78개 시설에서 연간 720만 t의 폐기물로 300만 t의 RDF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폐기물을 중요 재생에너지로 규정하고, 25개 이상의 RDF 제조시설과 30여 개의 RDF·석탄 혼합발전소를 운영중이다. 일본의 경우 1997년 이후 다이옥신 발생량이 많은 중소형 소각로를 RDF 생산시설로 대체하기 시작해 현재 57개의 RDF 생산시설과 5개의 RDF 전용발전소가 가동중이다.

우리나라는 2006년부터 강원도 원주시에 RDF 제조시설을 설치해 가동중이다. 하루 80t 정도의 폐기물을 이용해 약 40t의 RDF를 생산하며, 생산된 RDF는 시멘트공장, 제지공장의 보조연료를 공급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산업폐기물·폐가스 등 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 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다른 신재생에너지 보다 발전단가가 저렴하기 때문에 발전사업자들이 선호하고 있다. 즉, 2015년을 기준으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현황을 살펴보면, 60% 이상을 폐기물에너지가 차지하고 있으며, 제철 공정이나 석유정제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폐가스가 그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발전 현황. 아주경제(2017. 12. 16)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가 신재생에너지로 인정됨에 따라 폐기물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른 지원을 받고 있다. 폐가스나 비재생 산업폐기물 등 재생불가능한 폐기물을 이용한 발전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는 폐기물을 원료로 에너지를 생산함으로써 폐기물을 감소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재생불가능한 폐기물을 이용한 발전은 대부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를 에너지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다른 신재생에너지 발전에 비해 많은 대기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가정·상업·공공분야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중 생물학적으로 분해가능 한 에너지만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으며, 재생불가능한 도시폐기물과 재생불가능한 산업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IEA 외에 다른 OECD 국가들도 재생불가능한 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국제기준에 비추어 볼 때 재생불가능한 폐기물에서 생산된 에너지는 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많다.

   
부산 송정해수욕장에서 전문 잠수사들이 수중·해안 폐기물을 수거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제신문 DB
우리나라의 폐기물에너지정책도 여러 가지 문제점과 과제를 갖고 있다.

첫째, 폐기물에너지화 촉진을 위한 제도적, 정책적 기반이 취약하다. 수도권 등 청정연료 사용지역에서 폐기물 고형연료 사용이 허용돼 있지 않고, 미성형 고형연료를 인정하고 있지 않으며 품질기준이 없고, 바이오가스 정제연료 품질기준도 없다.

둘째, 기술수준이 낮아 수요시장 확대 및 품질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폐기물에너지화 기술수준은 선진국의 50~65% 수준에 불과하고, 가연성 폐기물은 품질이 떨어지고 고형연료의 수요처가 시멘트 소성로 등에 한정돼 있으며, 유기성 폐기물 에너지화는 생산공정의 안정성이나 경제성을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

셋째, 품질기술에 대한 불신, 수요처의 한계 등으로 민간시장의 여건이 열악해 활성화에 어려움이 있다. 폐기물 고형연료는 품질에 대한 불신, 불안정한 수요처, 낮은 공급단가 등 열악한 시장여건으로 활성화가 부진하며, 유기성 폐기물의 바이오가스화는 초기 투자비용 과다 및 투자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소각여열은 낮은 공급가격, 전기, 열 동시공급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시킬 수 있는 광역화 집단화 시설 입지 확보가 곤란하다.

넷째, 폐기물에너지화를 위해서는 선진국과 같은 가연성 폐기물을 이용한 고형연료 생산 및 전용발전, 유기성 폐기물의 바이오가스화를 통한 전력생산 등의 사업 확대가 요구된다.

폐기물을 많이 만들어내고 그것을 에너지로 만들기 위해 또 다시 많은 에너지를 쓰는 사회보다는 가능한 한 물건을 만들 때부터 폐기물처리를 생각하고, 에너지를 적게 쓰는 재생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너지전환은 기술 개발과 더불어 마인드의 전환이 필요하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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