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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지뢰, 분단의 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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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에 묻혀 압력이나 자극을 받으면 폭발하는 지뢰(Land Mine)가 처음 등장한 것은 1277년 중국 송나라 때였다. 송나라는 몽골 기마병을 막기 위해 지뢰를 사용했다. 지뢰는 실크로드를 따라 유럽에 전해져 공성전에 쓰였다. 성 밑에 터널을 파고 지뢰를 매설한 뒤 터뜨려 성을 무너뜨린 것이다. ‘ Land Mine’이란 이름은 여기서 유래했다. 현대에 들어와 대인, 대전차 용도로 개발된 지뢰는 군인에게 가장 위협적인 무기인 동시에 가장 비인도적 무기로 지탄받고 있다. 매년 전 세계에서 2만6000여 명이 지뢰로 인해 죽거나 다치는데, 대다수가 민간인이어서다.

   
대표적인 나라가 미얀마다. 스위스 비정부기구인 제네바콜에 따르면 500만여 명의 미얀마 국민이 지뢰지대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1997년 대인지뢰금지협약이 체결된 뒤 3200여 명이 지뢰 때문에 숨지고, 1만여 명이 팔다리를 잃었다. 그런데도 매년 지뢰가 매설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얀마 정부군의 로힝야족 ‘인종청소’ 논란 속에서도 지뢰가 설치됐다고 한다. 20만 명이 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피란했는데, 미얀마 정부군이 돌아오지 못하도록 국경지대에 지뢰를 묻었다는 것이다.

미얀마보다 피해 규모는 적지만, 한반도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지뢰 위험지역이다. ‘들어가면 죽는다’.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 남쪽과 민간인출입통제선 곳곳에 이런 경고판이 붙어 있다. 2014년 지뢰피해특별법이 시행된 뒤 피해신고를 한 사람만 578명에 이른다. 6·25전쟁 기간 이 일대에 집중적으로 지뢰를 매설하거나 살포한데 이어 1980년대까지 그런 작업이 계속돼 지뢰량이 엄청날 것으로 짐작된다. 하지만 한 번도 전수조사를 한 적이 없어 지뢰량이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다.
지난 4일 육군은 “DMZ 남쪽과 민통선 북쪽 등지의 전체 지뢰지대는 여의도 면적의 40여 배에 달하며, 전방사단의 11개 공병대대를 모두 투입해도 이곳의 지뢰를 제거하는 데 약 200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북한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일 터이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된다 해도 비무장지대를 말 그대로 ‘비무장’화하려면 요원하다. 70년 분단이 남긴 상처의 깊이가 지뢰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뢰는 분단의 ‘옹이’나 다름없다. 공전을 거듭하는 북미 비핵화·체제보장 협상의 해법 도출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이경식 논설위원 yisg@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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