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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신한춘

세상만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화엄경의 핵심 사상

상대방 입장에 서면 시비나 다툴 일 줄어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9-04 19:01:5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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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에서 중생들에게 늘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을 가지고 일희일비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법어인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는 화엄경의 핵심 사상이 되는 말로 ‘세상만사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뜻이다.

슬프고 짜증 나거나 울화가 치미는 경우도 한 생각 돌이키면서 마음을 바꾸면 어느새 편안해지는 법이다. 똑같은 사물을 똑같은 눈으로 바라보는 데도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나 느낌은 각각 다르기 마련이다.

눈앞에 놓인 물을 봐도 각자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어떤 이는 ‘목이 마르다’고 느낄 것이고, 또 어떤 이는 ‘마시고 싶다’, ‘발을 담그고 싶다’, ‘흐르는 세월이 느껴진다’, ‘고향 생각이 난다’, ‘옛날 홍수나 물난리가 떠오른다’, ‘물로 대청소를 했으면’, ‘배를 띄우고 풍류를 즐기고 싶다’, ‘낚시하고 싶다’, ‘물에 풍덩 뛰어들어 멱을 감고 싶다’, ‘선녀와 나무꾼의 그런 선녀를 만났으면’, ‘대형 크루즈선을 타고 세계 일주를 했으면’하고 생각할 수 있다.

서로 간에 삿대질과 욕설이 오가는 시비나 다툼도 역지사지(易地思之) 즉, 상대방과 처지나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면 크게 시비하거나 싸울 일이 없어진다.

쌀독에 쌀이 절반 정도 있을 때 ‘에이, 쌀이 반밖에 안 남았네’와 ‘아이고 아직도 쌀이 반이나 남았네’라는 생각은 극명한 차이다. 똑같은 금액의 연탄 백 장이나 쌀 한 가마니로 홀몸노인이나 결손가정 등에서 느끼는 행복과 큰 부잣집에서 느끼는 행복의 크기나 차이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너무나도 크다.

어느 정도 나이를 먹은 사람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순국한 윤봉길, 안중근 의사나 유관순 열사를 생각하면서 그분들에 비하면 나는 어지간히 오래 살았다는 생각과 적어도 100살까지는 살아야지라는 생각의 차이는 극명하다. 스피노자의 말처럼 내일 죽더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것과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것과의 차이 등 이러한 모든 것이 바로 ‘일체유심조’ 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것이다.

제 자식이 지방의 국립대학교에 합격해도 부글부글 속을 끓이며 한숨을 쉰다. ‘꼭 서울대학교에 가야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곳의 국립대학교에 자식이 합격하면 기뻐서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국립대학교라서 등록금도 싸고 내 자식은 객지에 나가서 고생도 안 하고 식구들끼리 늘 얼굴 마주 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은 작은 평수라도 내 집 마련에 허리가 휘는데 서울 강남의 대단한 평수의 호화 아파트에 살면서 값비싼 외제 승용차를 타는 사람이 종일 찡그린 얼굴에 온통 불만투성이다. 누구는 어찌어찌하여 큰돈을 단숨에 벌었고 무슨 투자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는데, 누구는 이번에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뺐다는데, 누구는 호화 별장을 지었다는데 등의 시기와 질투, 불평불만이 그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많이 가져도, 아무리 높아져도 결코 만족할 줄 모르고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이다.

신라 시대의 고승인 원효대사는 45세 때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옛 백제 땅을 거쳐 서해 바다를 통해 당나라로 가려고 시도했다. 바다로 나가기 전 옛 백제 땅 어딘가의 무덤 근처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밤에 하도 목이 말라 마실 물을 찾다가 마침 근처의 한 바가지에 담긴 물을 발견하고 아주 달고 맛있게 이를 마시고 잠을 잤다. 다음 날 일어나보니 밤에 마신 물은 다름 아닌 썩은 해골바가지에 고였던 물이었고 본인은 그 사실을 모른 채 마냥 달고 맛있게 마셨던 것이다. 해골바가지를 보는 순간 구역질을 하면서도 원효는 ‘진리는 결코 밖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이것이 다름 아닌 ‘일체유심조’라는 확신으로 당나라 유학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그 평범한 진리를 원효대사는 깨달은 것이다.

원효대사가 요석공주와 서로 사랑하고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우리말을 표기하던 차자표기법의 하나인 이두를 창제한 설총이다. 법문에 전념하고 모범적인 수행을 위해 정진해야 하므로 특히 여색을 멀리해야 할 스님이 어찌하여 공주와 세속적인 연인 사이가 되었는지 따지지 말자.

이미 천 년을 훌쩍 넘긴 오래전의 일을 가지고 가타부타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자. 이런 것 또한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서 가슴에 새기고자 하는 일체유심조의 가르침이 아니겠는가.

사단법인 부산컨트리클럽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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