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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부산시 차원 해양산업진흥기구 만들자 /허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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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3 19:01:03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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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발간된 저서 ‘지방도시 살생부’에서 저자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가 쇠퇴하는 근본 원인은 일자리 감소에 따른 인구 감소에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업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은 경남 거제, 석탄산업 사양화로 성장 동력을 잃은 강원도 태백과 경북 문경, 교통망의 변화로 쇠퇴한 전남 나주, 전북 남원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문제는 도시 쇠퇴가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과 맞물려 앞으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란 점이다.

인구 345만의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이 ‘살생부’에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전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던 부산의 수출 규모는 이미 2%대로 급감하였고, 전체 산업 비중에서 제조업 비중은 20% 이하로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경제발전 전략은 여전히 제조업 위주이다. 부산 인구는 계속 감소 추세이고 특히 노령인구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청년실업까지 심각하다. 현재 부산의 상황을 생각하면 우리는 과연 안심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러나 늦지 않았다. 부산은 부산만의 생존 경쟁력이 있다. 바로 세계 6위의 컨테이너항인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해운항만 물류산업이다. 부산항은 수심이 깊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작으며 태평양과 아시아대륙을 연결하는 기간 항로상에 위치해 천혜의 자연과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또한 약 380㎞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풍부한 해양관광 자원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제조업 기반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 해양관광, 마이스 산업 등의 서비스 산업을 육성시켜 나가는 한편, 북항 재개발 지구와 부산신항 인근 경제자유구역 등에 외국 기업들을 적극 유치해 로테르담이나 싱가포르 같은 국제 비즈니스 중심지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부산시는 2008년 부산경제진흥원 설립을 통해 통상, 일자리, 금융, 창업 및 경영애로 해소를 위한 다양한 지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펼쳐 오고 있다. 해양 및 해운항만 물류분야에서도 시 차원의 전문 지원기구가 필요하다. 네덜란드의 경우 1987년부터 민간 차원의 비영리 조직인 네덜란드 국제유통협회 (Holland International Distribution Council)를 두어 로테르담항에의 물류 분야 투자 유치, 물류 분야 애로 해소, 해운항만 물류산업 육성에 나서 큰 성과를 내왔다.

2005년에는 동북아 물류 허브 정책의 실행을 위해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산업자원부 합동으로 무역협회 내에 국제물류지원단을 설립하여 물류산업 고도화, 물류기업 간 제휴 알선, 물류공동화 사업, 제3자물류컨설팅 사업, 부산항만공사, 인천공항공사 및 유관 지자체와 합동으로 해외에서 투자유치 세미나·상담회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도 있다.
부산 역시 유사한 전문기구를 통해 다국적 기업의 물류센터와 국제적인 전문 물류기업들을 부산에 유치하여 기업과 사람, 자본을 부산으로 모이게 하고 부산을 고부가가치 항만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해양수도이자 동북아의 물류 관문임을 표방하는 부산시의 전체 예산 11조 중 해운항만 관련 예산이 1%에 불과한 것은 과히 충격적인 일이다. 물론 그간 부산항의 주인이 부산시가 아니라 국가여서 항만의 발전과 시의 발전을 제대로 연계시키지 못한 원인도 있지만 이를 핑계로 현실에 안주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품게 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말이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해양수산개발원이 부산으로 이전해왔을 뿐만 아니라, 올 초 국제해사중재센터 유치, 최근 해양진흥공사 설립 등에 힘입어 해양수도로의 발전을 위한 부산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부산시 역시 해양 및 해운, 수산분야 전문가 1만 명 이상으로 구성된 동북아해양수도특별위원회 발족, 항만도시 일자리 창출 세미나 개최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전문가와 기관들을 적극 활용하고 이들과 유기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물류 전문 진흥기관의 역할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부디 이러한 지원조직의 설립 운영을 통해 ‘시민이 행복한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이라는 오거돈 민선 7기의 제1공약이 실현되고 부산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해양도시로 성장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무역협회 부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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