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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건국절 /조충영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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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15 19:14:27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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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휴일에 여론조사 전화를 받았다. 그 내용은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하는 데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내용이었다. 충실하게 답변을 했지만 왜 이런 게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건국절에 대한 논란은 최근 벌어진 것으로 헌법이 처음 제정되었을 때부터 최근까지 이에 대한 논란은 거의 없었다.

건국절을 주장하는 논거와 정치적 배경에 대하여는 이미 많은 문헌과 언론들이 다루고 있어 되풀이할 생각은 없지만 국민, 주권, 영토가 있어야 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사회학적 이론을 가져다가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이 이론대로면 독일이 프랑스를 침공하여 세운 비시(vichy) 정권은 정당한 정부가 된다. 미국은 영국 식민지 시절 대륙회의에서 독립선언문을 승인한 1776년 7월 4일을 독립기념일로 정하고 있지 그 이후 헌법을 제정하고 아메리카 합중국으로 탄생한 날을 건국절로 삼지 않았다.

한 나라의 독립과 건국에 관한 내용은 그 정신이 물질적 토대보다도 훨씬 중요하다. 그렇기에 그 정신을 대대로 이어 그 나라의 정체성을 세우고 국민의 통합도 이루고 애국심도 향상하게 된다. 미국처럼 그 나라의 구체적 사정에 따라 국민적 합의로 이루면 될 일이지 일개 사회학적 이론을 들먹일 건 아니다. 게다가 위 이론은 평시에나 적용되는 것으로 봐야지 다른 나라에 대한 침탈이나 식민지 같은 비정상적인 특별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만약 위 이론을 침략이나 식민지 상황에도 적용한다면 프랑스 비시 정권 치하에서의 레지스탕스 활동, 미국의 독립전쟁, 우리나라의 독립운동 등이 모두 정당한 정부를 공격한 것으로밖에 되지 않는다. 누가 이를 납득하겠는가. 다른 사람에게 부당하게 내 땅을 빼앗겼다면 빼앗긴 땅도 여전히 내 땅이고 그래서 이것을 찾아오면 회복(광복)하였다고 하지 새로 생겼다고(건국) 하지는 않는다.

어쨌거나 이러한 논란을 제쳐두고라도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으로 보게 되면 19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전제하고 있는 사실이나 구체적인 여러 조항과도 충돌이 생긴다. 모두가 잘 알고 있듯이 현행헌법은 군부정권하에서 탄생했지만 국민의 열망을 담아 그 절차와 내용이 매우 민주적이었다. 당시에 건국을 언제로 볼 것이냐는 논란이 전혀 없었다. 이는 처음부터 이 부분에 대하여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뜻한다. 여기서 건국절을 주장하는 논리는 얼핏 살펴보아도 현행 헌법 규정과 맞지 않는 몇 가지가 보인다.

첫째는 헌법 전문과 충돌한다. 헌법 전문에 “우리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현재의 대한민국은 1919년의 임시정부 법통을 이어받아 오고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둘째는,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하여 대한민국의 영토에 대해 규정하고 있는데 1948년은 모두 알다시피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이다. 만약 1948년 남한의 단독정부 수립을 건국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건국에 참여하지 않고 대한민국 주권의 실효성도 미치지 않는 휴전선 북쪽의 땅 즉 북한은 대한민국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영토는 남한으로 축소되는데 이는 헌법의 영토규정에 반한다.
셋째로,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이 1948년을 건국이라고 보면 북한은 대한민국이 아니어서 통일이라는 말 자체를 쓸 수가 없고 오히려 북한을 한반도 내의 별개의 독립된 실체로써 인정하게 된다. 이는 헌법뿐만 아니라 국가보안법 등 다른 실정법과도 상충된다.

이렇듯 우리 헌법은 임시정부의 법통과 정신을 존중하여 이를 이어받아 전문, 영토조항, 평화통일 조항 등을 국민적 합의를 거쳐 규정하였다. 즉, 대한민국은 임시정부의 정통에 따라 건국되어 이후 해방을 맞이하고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았으며 남북으로 분단된 나라에 대하여는 본래 하나의 나라였기에 평화적인 통일을 지향하도록 국민의 합의가 이루어졌던 것이다. 1948년 건국절의 주장은 헌법이 개정되면 모르지만 현행헌법 아래에서는 헌법에 반한다. 그나저나 헌법 정신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평화통일이 되면 좋겠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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