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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플라스틱에 신음하는 해양생태계 /이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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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15 19:13:41
  •  |   본지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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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에서는 유리컵을 사용해야 하고 나가실 때는 남은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드리겠습니다.”

이달부터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이 시작되면서 카페 풍경이 확연히 달라졌다. 매장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머그잔이 다소 무겁다는 생각을 하지만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뿌듯함도 느낀다. 단속이 시작된 지 열흘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이 정도 불편함은 참을 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예전에는 커피숍에 앉아 머그잔에 음료수를 마시며 수다를 떠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국내에 커피전문점이 본격적으로 생기면서 ‘들고 다니며 마시는 커피가 세련돼 보인다’는 인식이 생겼다. 이후 테이크 아웃이 일상이 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크게 늘었다. 최근에는 1인가구가 급증하면서 소비 패턴에 맞춰 대형 마트나 편의점에서 소규모 단위의 포장도 유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2003년 연간 125억 개였던 비닐봉지 생산량은 2008년 147억 개로 늘었다. 2013년 191억 개, 2015년 216억 개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420개 정도를 쓰고 있는 데 이는 핀란드의 100배에 달하는 숫자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일회용품 사용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졌다. 이에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줄이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먼저 시행한 것이 커피전문점 내 일회용 컵 단속이다. 특히 커피전문점에서 배출하는 플라스틱 컵이나 빨대, 커피나 물을 저을 때 사용하는 젓개 등의 플라스틱 제품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석유를 가공해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자연 분해되지 못하고 땅과 바다로 들어가 쌓이면서 환경오염을 야기한다.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은 세계 최대의 재활용 쓰레기 수입 국가인 중국이 지난 1월부터 폐비닐·플라스틱·종이 등 폐기물 24종을 더는 수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본격화됐다. 중국이 처리하지 않는 폐기물은 상당수가 동남아시아에서 처리되거나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세계적으로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480만∼1270만t으로 추산되는 데 절반 이상이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태국 등 5개국에서 배출된다.

이 같은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양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3년 전 미국 해양생물학자 연구팀이 바다 생물체 기생충 연구를 위해 코스타리카의 한 해안을 찾았다가 촬영한 바다거북이 영상은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바다거북이의 콧구멍에 플라스틱 빨대가 박혀 있었고 연구진이 빨대를 제거하기 위해 핀셋으로 당길 때마다 바다거북이는 아파 몸부림을 쳤고 결국 코피를 흘렸다. 노르웨이의 한 해안에서 흰 북극곰이 검은색 비닐봉지 쓰레기를 물어뜯는 사진도 우리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처럼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에 고통받는 해양 동물들이 많다. 더 심각한 것은 미세 플라스틱이다. 바다의 파도와 바람 등에 잘게 부서진 5㎜ 이하 크기의 플라스틱인데 물고기와 조개류 등이 이를 섭취하면 결국 먹이사슬의 마지막 단계인 인간의 식탁을 위협한다. 실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지난 4월 조사한 결과, 시중에서 유통되는 국내산 굴, 바지락 등 조개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는 연간 18만t의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육상쓰레기뿐만 아니라 조업 활동이나 선박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6만여 t에 달한다. 정부가 해양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연간 500억 원을 들여 수거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없는 것 같다.

해양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어업인들은 조업 활동 중 생기는 폐어구 등을 수거하고 시민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여야 할 것이다. 자원을 절약하고 재활용하는 ‘순환경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이행하는 것도 시급하다.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시장을 볼 때 에코백을 가지고 가는 등 간단한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해양수산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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