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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창 교수의 에너지전환 이야기] <55>지열발전의 문제점과 과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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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06 13: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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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지 발표논문에 이어 포항지역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과 포항지역발전협의회가 또다시 지열발전소를 지진 원인으로 지목하고 나서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항지진 논란의 중심에 지열발전이 있다. 지열발전의 원리나 실태에 대해 알아보자.

   
지난 5월 폭발한 미국 하와이주 하와이섬(일명 빅아일랜드) 동단 킬라우에아 화산의 균열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파호아 지역의 농장과 삼림을 통과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용암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지열정(井) 3개 중 1개를 덮쳤다고 전했다. EPA=연합뉴스
인류는 지열을 오랜 기간에 걸쳐 난방과 온수 이용, 요리 등에 이용해왔다.

지열을 발전에 처음 이용한 것은 19세기 초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주 라르데레로에 있는 붕산소공장이었다. 당시 공장 총지배인이던 지놀 콘티씨가 1904년 천연증기열을 이용해 붕산용액을 농축하는 과정에서 천연증기로 전기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것이 최초의 시도였고, 그 뒤 1904년 250㎾의 지역발전소가 세워졌다. 이탈리아는 현재 82만2000㎾의 발전용량을 생산해 미국, 필리핀에 이어 지열발전량에서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1960년 미국에서 11㎿, 세계 최대 규모의 지열발전소인 캘리포니아 게이서(California Geyser)가 세워졌다.

지열발전(geothermal power)은 지중의 열에 의해 고온이 된 수증기를 이용하고 발전하는 것이다. 지중에서 뽑아낸 고온의 증기에는 열수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먼저 열수와 증기를 분리한다. 증기는 압축기로 압력을 안정시킨 뒤 터빈에 보내지고, 발전기와 직결한 터빈을 돌려 발전한다. 다 사용한 증기는 냉각탑에 보내 물로 되돌린다. 주요설비로는 지열을 회수하기 위한 열교환기와 회수한 저온의 지열을 유효에너지로 변환시키기 위한 히트펌프(heat pump)가 있다. 히트펌프란 지열과 같은 저온의 열원으로부터 열을 흡수해 고온의 열원에 열을 주는 장치로 열을 빼앗긴 저온 측은 여름철 냉방에, 열을 얻은 고온 측은 겨울철 난방에 이용할 수 있는 설비이다.

2015년 기준으로 지열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24개국에 13.3GW가 설치돼 있으며, 2021년까지 지열발전 설치규모는 연평균 6% 증가할 전망이다. 10년 전인 2005년 세계 지열발전 설비 용량의 합계는 8.9㎿로 지열이 세계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0.3 %였다.

세계적으로 지열발전을 실시하는 국가는 화산이 많은 이탈리아, 뉴질랜드, 미국, 일본으로 오래 전부터 지열에 관한 연구 개발이 추진돼 왔다. 지열발전의 에너지원으로서의 평가는 해양보다 약 1000배의 열용량을 가진다고 평가되고 있다. 지열의 이용은 1㎞당 약 30℃식 증가열이 증가돼 깊이에 따라 다양한 온도의 열을 이용할 수 있다. 지열은 약 3㎞ 지점에서 지열의 온도가 약 90℃ 생성됨으로써 건물의 난방 및 급탕열로 사용되고, 지하 5㎞ 지점에서 약 240℃의 열이 생성돼 대용량 터빈을 이용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이용되고 있다.

국가별 선두는 미국으로 이 중 약 90 %가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다. 미국에 이어 발전용량이 많은 곳은 화산의 나라 필리핀으로 필리핀의 경우 국내에 건설을 추진했던 2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운전 개시 직전에 폐기하고 대신에 같은 발전설비용량의 지열발전소를 건설했다. 필리핀은 국내 총발전량의 약 4분의 1을 지열로 충당하는 ‘지열발전 대국’이다. 산유국이자 500~600개의 화산이 존재하고, 세계의 지열 매장량의 40%를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화석연료의 고갈을 대비해 2015년까지 국내 전력 중 4.5GW를 지열발전으로 조달하고, 2025년까지 9.5GW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는 출력 330㎿의 지열발전소가 건설중이다.

화산 등 지열자원이 빈약한 독일도 2011년 바이너리 지열발전이 실용화돼 있다. 지하 깊이 4㎞의 우물을 파면 약 100℃의 지열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데 독일에는 3곳의 지열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더블유케이’는 바이너리사이클 지열발전 사업 분야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인 오맛과 엑서지 등의 글로벌 우량고객을 확보하며 독점적 공급 업체의 지위를 구축하는데 성공했으며, 그 결과 2016년 지열발전설비 핵심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2위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고 한다. 이 회사는독보적인 설계능력과 업계 최초 100℃ 이하 저온 지열발전 장치 특허권을 획득했다고 한다(아이뉴스24, 2017.8.4).

한편 한국서부발전이 아프리카 케냐에서 지열 280㎿·태양광 40㎿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지난 7월 20일(현지시간) 나이로비에서 현지 개발사 소시안에너지(Sosian Energy)사와 320㎿ 규모 재생에너지 사업을 공동개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이번 계약을 통해 메낭가이 140㎿ 지열발전, 나쿠루 140㎿ 지열발전, 그외 지역 40㎿ 태양광발전을 각각 추진키로 했다. 소시안에너지가 부지 및 사업권 확보에 나서 연내 사업타당성 조사를 벌인 뒤 순차적으로 사업 착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이투뉴스, 2018.7.24).
지열발전은 자연에너지로 반영구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고, 가동률이 높고 발전원가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다음과 같은 단점이 있다.

첫째, 지진을 유발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지하의 열 추출로 인해 미세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소규모 지진 유발사례로 스위스 바젤의 지열발전의 경우 2006년부터 개발이 진행돼왔는데 규모 3.0의 지진이 자주 발생하고 주택과 건물에 약 700 만 스위스프랑의 피해를 가져와 조사 결과, 개발을 계속하면 최대 규모 4.5 정도의의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지적돼 2009년에 개발중지된 바가 있다.

   
부산대 손문 교수 연구팀이 지난해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 진원지를 찾아 조사하고 있다. 최근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제신문 DB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11월 규모 5.4의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을 두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포항에 지열발전소를 건설한 산업통상자원부도 지난 3월 대한지질학회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포항 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연구단’을 꾸려 조사 중이다. 포항의 지열발전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민간기업 넥스지오에 의뢰해 진행한 ‘㎿(메가와트)급 지열 발전 상용화 기술개발’ 국가 연구개발(R&D)프로젝트로 섭씨 최고 170도에 이르는 포항 흥해읍 지하 4㎞ 아래의 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자는 것으로, 화산지대가 아닌 곳에서의 지열발전 이용은 포항이 아시아 최초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지열발전을 위해서는 땅속에 물을 주입해야 하는데 높아진 수압으로 지층이 흔들리면서 지진이 유발됐다는 게 ‘11·15지진 지열발전 공동연구단’의 주장이다. 연구단은 “물주입 단계에서 규모 3.1의 지진을 포함해 2016년 1월부터 2017년 9월까지 63회의 유발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시민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개발단계에도 이를 단순히 미소 진동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팀의 연구논문 ‘2017년 포항지진의 유발 지진 여부 조사’에서는 ▷발전소의 물 주입 시점과 지진발생 시점이 일치했고 ▷지진의 진앙이 물 주입지점 근처로 몰려있으며 ▷진원의 깊이가 일반적 자연지진보다 얕고, 물 주입 깊이와 일치했다는 점을 지열발전으로 인한 유발 지진이라는 주장의 근거로 들었다.

연구단은 그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과 관계가 없다고 제기한 주장도 반박했다. ▷지열발전으로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없다지만, 예상보다 큰 유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해외 논문과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의 물 주입을 2개월 이상 중단한 이후에 발생해 연관이 없다는 주장이 있으나, 주입된 물의 거동에 따라 몇 개월 이후 지진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와 ▷주입된 물의 양이 적어 유발 지진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으나, 주입량이 적어도 큰 지진이 날 수도 있다는 해외 논문 등이 근거다(중앙일보, 2018.7.23).

반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지난 6월 ‘일반인을 위한 한반도 동남권 지진 보고서’를 발간해 포항지진은 단층운동으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응력의 영향으로 기존 단층대가 재활성화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성 단층운동의 중요한 사례라는 것이다. 앞으로 규모 6.0 이상의 지진도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둘째, 지열발전은 계획에서 건설까지 10년 이상의 기간을 필요로 하고 지하 시굴에 많은 비용이 들며, 가동 후 다른 자연에너지와 비교해도 높은 비용이 드는 편이다. 일본의 경우 2005년 조사에서는 지열발전의 발전단가가 8.3엔/㎾h이었는데 2013년도의 고정가격매입제도(FIT)에서의 매입가격이 15㎿ 미만(40엔+세금), 15㎿ 이상(26엔+세금)으로 이용자 입장에서 비용부담이 큰 편이다.

셋째, 발전량이 줄어들고 있고, 에너지효율이 낮은 편이다. 대부분의 발전소가 소정의 출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에너지효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 지열발전소의 평균 발전 열효율은 15~20 %의 범위이다. 이 때문에 발전량의 4배 이상의 열이 지상에 방출된다. 대부분의 발전소가 산에 있기 때문에 냉각수단은 냉각탑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앞으로 지열발전에 대해서는 좀 더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따라 정책방향을 새로 세워야 할 것 같다. 김해창 경성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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