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국제칼럼] ‘우리 이니’보다는 ‘먹고사니즘’이… /김경국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 원인은 나빠진 경제상황

‘우리 편’이 통하려면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최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6주 연속 하락을 기록하면서 취임 이후 최저치에 근접했다. 한 달 반 전 지방선거 때까지만 해도 80%를 오르내리면서 고공행진을 계속하던 지지율이 60%대 초반(리얼미터 61.6%, 한국갤럽 62%)까지 추락했다.

물론 집권 초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으며, 지지율에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는 없다. 또 60%대의 지지율도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다.

문제는 하락추세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전 정권 적폐 청산을 비롯한 일련의 정책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지율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다. 문 대통령을 ‘우리 이니’로 지칭하는 핵심 지지층은 어느 정권보다 공고했고 어떤 정책이든 무조건적이다 싶을 정도의 지지를 보내면서 지지율 고공행진을 견인해왔다.

그런데 최근의 지지율 하락추세를 보면 그렇게 공고하던 지지기반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듯하다.

왜일까. 원인은 경제다. 문 대통령의 과거청산과 평화이슈에 열광하던 국민이 경제와 민생문제 해결방식에 실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민생문제 해결 역량과 최저임금 인상 등에 실망했다는 응답이 가장 높았다. 문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의 이탈도 눈에 띈다. 소득주도 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인상하면서 생계에 심각한 위협을 받는 중하위층도 급격하게 정부 정책에 등을 돌리고 있다. ‘우리 이니’도 좋지만 ‘먹고사니즘’에 앞설 수 없다는 의미다. ‘우리 편’도 경제가 살아야만 통한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주 10.9% 인상된 내년도 최저임금의 확정 고시를 강행했다. 최저임금 인상을 재고해달라는 영세기업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의 마지막 호소는 외면당했다. 분노한 소상공인들은 이미 최저임금 집단불복운동을 선언했는가 하면 오는 29일에는 총궐기대회를 예고하면서 정부 정책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소비 부진으로 이어져 최저임금 수혜 근로자들조차 일자리를 위협받는다는 우려가 팽배했지만 정부는 ‘포용적 성장’의 도그마에 집착해 ‘마이웨이’를 고수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향해 매진해온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문 대통령이 목표로 내세운 ‘일자리 대통령’과 거리가 멀어졌다. 정부의 성장전망 하향조정을 감안할 때 “이름을 걸고 일자리 동맥경화를 뚫겠다”는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의 장담 또한 얼마나 실현 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경제 심리도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4일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식당과 술집의 매출액은 6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도 지난달 18일 발표한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에서 경제성장률 목표치(3.0%→2.9%)를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를 하향 조정했다. 특히 취업자 수 증가는 32만 명에서 18만 명으로, 고용률은 67.3%에서 66.9%로 낮췄다. 일자리가 줄어들고 소비가 감소하면 당장 비숙련 노동자와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이 한층 심화될 수밖에 없다.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3%나 떨어졌다. 또 국세청과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폐업하는 자영업자는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규모는 600여 만 명. 전체 고용시장의 4분의 1에 달한다. 자영업이 무너지면 한국경제에 어느 정도의 충격이 올지 짐작할 수 있는 규모다. 그런데 두 차례에 걸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청와대가 자영업 비서관을 신설한 것도 그만큼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도처에서 경제위기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잘나가던 대통령 지지율이 추락한 것은 불황 탓도 크지만 이 같은 경고음을 외면하는 불통에 대한 실망감이 더 크다고 볼 수도 있다. 국민의 삶 전체를 책임지겠다는 자만보다는 바닥 민심을 읽는 것이 더 시급해 보인다.

이대로 가다가는 여권에서 생각하는 ‘20년 집권’은 고사하고 당장 내후년 총선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에 경제적 약자들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지지율도 그만큼 곤두박질치는 것이다. 시장을 살리면 지지율은 자동으로 올라간다. 문 대통령이 외친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가 ‘먹고사는 것이 최우선이다’는 말과 다를 바 있을까.

서울본부장·정치부장 thrkk@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건강한 부산을 위한 시민행동 프로젝트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강동수의 세설사설 [전체보기]
‘한반도 비핵화’ 탈출로 찾아내야 할 평양 정상회담
어른들은 모르는 방탄소년단의 ‘방탄’세상
강동진 칼럼 [전체보기]
활력이 넘치는 교토의 특별한 비밀
부산에 누워 있는 에펠탑이 있습니다
기고 [전체보기]
‘Going Together’ 캠페인으로 선진 정치문화를 /이대규
리차드 위트컴 장군과 세계시민정신 /강석환
기자수첩 [전체보기]
‘김지영 논란’ 유감 /이승륜
한국당 부산의원, 더 반성해야 /정옥재
김용석 칼럼 [전체보기]
생활 SOC: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한여름의 몽상: 부산의 다리들이 가리키는 ‘길’
김정현 칼럼 [전체보기]
‘미스터 션샤인’ 오해
통일 vs 평화공존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김경수·오거돈 선거공약 1호 운명은? /김희국
시, 독립투사 발굴 앞장서야 /유정환
도청도설 [전체보기]
폼페이오 추석 인사
백두에 선 남북 정상
문태준 칼럼 [전체보기]
고요한 물
폭서(暴暑)와 피서(避暑)
박무성 칼럼 [전체보기]
‘밥 한 공기 300원’의 미래
교육부가 만드는 ‘대학 살생부’
박창희 칼럼 [전체보기]
서부산 신도시, 누구를 위한 것인가
사설 [전체보기]
공급 확대로 선회한 주택정책, 지방은 뭔가
법원행정처 폐지 사법부 개혁의 시작일 뿐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국민연금 개혁, 공론조사가 필요하다
지금 ‘복지국가 뉴딜’이 필요하다
장재건 칼럼 [전체보기]
미친 집값과 서울 황폐화론
포스트 노회찬, 정의당만의 몫일까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