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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튀니지안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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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화가인 김병종(65) 서울대 미대 교수. 그는 2008년 여름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를 둘러본 느낌을 2014년 ‘화첩기행 5권’에 묶었다. 김 교수는 북아프리카 특유의 ‘원색의 향연’에 흠뻑 빠졌는데, 특히 ‘튀니지안 블루’라는 색감에 대한 감흥이 깊었던 듯하다. 출간 당시 한 인터뷰에서 그 일단을 내비쳤다. “튀니지안 블루라는 색이 있어요. 블루 중에서도 색이 깊고 신비한 푸른색이죠.” 튀니지에서 본 쪽빛 지중해 바다와 하늘 색이다.

그래도 ‘튀니지안 블루’는 단순한 ‘컬라(Color)’ 이상의 느낌이다. 특유의 문화적 역사적 감성이 밴 표현이기 때문이다. 시칠리아와 마주한 지중해 남해안의 이슬람국가 튀니지는 옛 카르타고의 본거지다. 한니발 장군의 로마원정 실패 등 1~3차 포에니전쟁을 거치며 카르타고가 패망하면서 시련은 시작된다. 해상교역 요충지에다 비옥한 토지와 농업 생산력까지 갖춘 까닭에 수많은 외침을 겪는다. 로마, 게르만족의 반달왕국,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았고 1883년부터 73년간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 그 과정에서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문화가 섞였다. ‘튀니지안 블루’라는 말은 이렇게 오랜 영욕의 세월 끝에 태동했다. 19, 20세기 초 휴양 삼아 찾아온 유럽의 예술가들에 의해서다. 수도 튀니스 인근 소도시이자 ‘튀니지의 산토리니’로 불리는 시디부사이드(Sidi Bu Said)를 찾은 예술가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앙드레 지드, 알베르 카뮈, 시몬 드 보부아르, 모파상 등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신비한 푸른색의 바다와 파란 창틀을 끼운 하얀 집들을 보며 ‘튀니지안 블루’를 이야기했다.

이런 ‘튀니지안 블루’의 고장 하늘에 부산 4차 산업의 상징인 ‘부산형 드론’이 날아오른다. 부산시와 부산테크노파크가 10개월 동안 튀니지 농작물 최적 생육환경 조성사업에 드론을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 농업용에 그치지 않고 의약품 배송, 시설물 관리 등으로 활용영역을 넓히고 아프리카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고 보니 부산형 드론이 진출할 아프리카 관문으로서 튀니지가 제격이지 싶다. 아프리카라는 명칭의 기원이 튀니지에 있기 때문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카르타고 시민을 ‘아프리(Afri)’라고 불렀고, 카르타고 점령 후 속주화시켜 ‘아프리카주(州)’라고 했다. ‘아프리(Afri)가 사는 땅(~ca)’을 일컫는다. 튀니지는 ‘아프리카’의 출발지인 셈이다.

이승렬 논설위원 bungs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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