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모태펀드는 정부 주도로 조성됐다. 중소·벤처기업 육성을 위해서다. 개별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대신,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펀드(투자조합)에 출자해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2004년 12월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특별조치법’을 개정해 모태펀드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고, 2005년 정책자금으로 이 펀드를 출범시켰다. 운영기간은 30년(2005~2035년). 출자 분야는 문화·관광·스포츠·보건 등 13개 계정에 이른다.
그런데 해양 분야는 여기에 계정이 없어 찬밥 신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3조40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해 지원하는 동안 해양 쪽은 완전히 소외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지적대로, 정부가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기치로 정책펀드를 확대 중이지만 해양 분야는 이런 혜택이 없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지난 5년간 벤처펀드를 통해 투자유치에 성공한 해양기업이 22개로, 전체 투자유치 기업의 0.4%에 불과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해양산업의 중요성은 이제 더 말할 나위가 없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10~2030년 세계 해양산업의 부가가치가 배로 성장하고, 고용 증가율은 전체 산업을 능가할 걸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기술혁신에 기반을 둔 해양신산업은 2017~2030년 연평균 성장률이 8.5%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약 3배에 달할 전망이다. 세계 각국이 국가 차원의 해양전략을 수립하고 해양펀드 운영을 비롯한 관련 산업 육성에 앞다퉈 나서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해양펀드가 없으니, 정부에 해양산업 육성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글로벌 해양강국을 지향한다는 것도 빈말처럼 들린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내년 한국모태펀드에 해양 계정 신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는데 뒤늦은 감이 있다. 금융권 대출을 받기 힘들고 투자자금 유치에 목이 타는 해양 분야 중소·벤처·창업 기업들은 한시가 급하니 말이다. 더 늦기 전에 해양펀드 조성을 서둘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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