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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칼럼] 독일에서 찾은 ‘히든챔피언’ 해법 /황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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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8 19:21:15
  •  |  본지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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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시작한 병원을 일주일간이나 비워야 하는 부담감에도 독일여행을 결심하게 된 것은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베를린 외곽의 한 작은 병원에서 개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세미나의 주제는 ‘대장직장학의 혁신(Innovations of Coloproctology)’이었고 전체 내용은 대장항문외과 분야의 최신지견에 관한 것이었다. 세미나의 콘텐츠와 운영방식은 독특하였다. 세계 각국을 대표하는 유명의사가 각자 맡은 주제의 수술시연(Live Surgery)을 하고 다음 날에는 그 주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필자의 병원에서 연중행사로 진행하고 있는 라이브워크숍과 유사한 포맷이어서 벤치마킹할 부분이 있는지도 궁금했다.

   
1920년 개설한 발트프리드병원(Krankenhaus Waldfriede)은 긴 역사에도 규모는 크지 않아 190병상에 18명의 의사가 일하고 있었다. 외과 부인과 등 특정 분야별 클리닉을 특성화하여 운영하는 병원으로 2006년 대장항문 및 골반질환 센터를 설립하였다. 2008년부터 2년 주기로 개최하는 국제 대장항문 세미나는 올해로 6번째 모임이었다. 짧은 기간에 독일의 선도적인 대장항문 및 골반질환 센터로 발돋움하였고 지역의 외과술기센터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독일이 자랑하는 소위 강소병원의 표본인 셈이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인도 일본 중국 등 아시아국가와 케냐 호주까지 20여 개국에서 300여 명의 명망 있는 의사가 참석하였다. 한국인은 나 혼자였다.

수술의 대가라 하더라도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라이브 수술시연은 부담이 크다. 수술 도중에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로라하는 각국 대표 의사는 자신의 수술기술을 아낌없이 보여주었고 경험을 공유하였다. 라이브워크숍과 세미나를 통한 교육방식은 슬라이드 발표나 교과서를 통하여 공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연스레 수술의 표준화를 선도한다. 참석자 대부분이 세미나에 만족하였고 의사들은 3일간 같이 지내면서 친해지게 되었다.

세미나 첫째 날 저녁은 가든파티. 둘째 날 저녁은 참석자 숙소인 호텔 옆을 흐르는 슈프레강에서 유람선을 탔다. 악단의 공연과 함께 흥겨운 음악과 춤, 맛있는 음식으로 모두들 즐거움에 푹 빠져들었다. 세미나의 전 일정은 마치 축제와도 같았다.

400명가량의 인원을 싣고 유유히 달리기 시작한 2층짜리 유람선은 그 길이가 족히 60m가 넘어 보였다. 강가의 레스토랑과 콘서트홀 등지에는 월드컵 축구를 응원하기 위해 몰려든 현지인들이 환성을 지르고 있었고 배를 타고 지나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며 반겼다. 마지막 날은 어느새 친해진 외국 의사들과 악수와 포옹을 하면서 2년 뒤를 기약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대장암 분야는 높은 수준의 수술 표준화가 잘 이루어져 있고 발군의 치료성적 또한 세계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양성 대장항문질환 분야는 높은 의료수준임에도 불구하고 표준화되지 않은 부분이 상당하고 글로벌 의료사회와 치료성적을 비교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의 양성항문질환의 수가 보전은 매우 낮은 편이고 신의료기술의 국내 진입은 그 장벽이 높고 더디다. 신의료기술을 펼치기에 자칫 잘못하면 죄인으로 몰리는 수도 있다.

   
우리는 의료수준을 더 높이고 환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치료를 제공하려는 데 항상 굶주려 왔다. 실수를 줄이기 위하여 수술의 표준화에 대한 노력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 막연하나마 전망도 어둡지만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젊고 유망한 차세대 외과의사의 배출이 줄고 있는 것에는 차츰 불안감을 느낀다. 우리의 진료수준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는 명망 있는 외국 의사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번 여행을 통해 개인적으로 변실금 치료 퍼즐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대한 해법을 찾았다. 또한 대한민국에서 ‘히든챔피언’의 길을 걷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한지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각자의 처지에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는 외국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되어 참 행복했다.

부산항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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