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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주택을 다시 본다 /이정환

주택은 인간의 거주지, 투자대상 전락 안타까워…본연의 기능 회복하도록 맞춤형 지원책 관심 갖길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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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7-03 19:11:26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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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나 서울 강동구 암사동 유적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구석기시대 인류는 추위와 맹수의 위협을 피해 동굴 속이나 땅을 판 후 만든 움막에서 생활했다. 그러다 빙하기가 멈추고 인간이 의복을 입기 시작하면서 주택의 형태가 땅 위에 건축물을 올리는 양식으로 바뀌었다. 이렇듯 인류가 대자연 위협에서 벗어나 주거 안정을 찾은 후 1만 년이 채 못 되는 동안 이전 100만 년과 비교할 수 없는 문명사회를 이룬 것을 보면 사람에게 주택이 갖는 중요성이 얼마나 큰지를 쉽게 알 수 있다.

대자연을 살아가는 타 피조물과 마찬가지로 인간에게 주택은 영원히 가질 수 없고 편의에 따라 주거하는 것에서 출발하였지만, 농경사회의 정착과 함께 소유권의 개념이 주거지로까지 확장되며 주택은 매매도 하고 후손에게 상속도 하는 형태로 발전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때까지도 대다수 사람에게 주택은 소유보다는 사는 곳(住) 그 자체였다.

그러나 아파트란 이름으로 공동주택의 공급이 보편화된 1970년대 이후 주택시장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주택은 본래의 의미 즉 사는(Live) 곳으로서의 의미보다 사는(Buy) 것의 의미가 더 강조되며 발전되어 왔다. 이 시기 이후 주택시장은 사재기 투기 등 가수요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고, 인플레이션으로 폭등한 가격이 제자리를 찾으면 투기수요가 다시 생성되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어 왔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정부 부동산대책의 효과에 힘입어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 대다수가 주택을 재산을 증식할 투자자산으로 판단하는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은 미세한 수급 불균형에도 주택시장이 불안정하게 되는 과거의 패턴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주택은 여전히 가족과 함께 일터에서 쌓인 피로를 풀고 자신을 재충전하는 삶의 터전이다. 가족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갈 집을 찾지 못한다면 개인의 생활이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심지어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안정적인 주거공간이 마련되지 못해 결혼을 하지 못한다는 조사결과까지도 나왔다. 그렇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이 자신의 보금자리를 갖고 가족과 행복하게 생활하기 위해서는 집에 대한 주택 본연의 거주기능 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부의 정책과 발맞추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거대책에 초점을 맞추고 각종 제도를 입안하여 시행하고 있다. 청년 등 젊은 층을 위해서는 대학생 전용 임대주택과 방을 나눠 쓰는 방식의 하우스셰어링 등 부담 가능한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 책정을 위해 비교적 값싼 임대주택을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결혼 초기 신혼부부를 위해서는 보금자리론, 디딤돌대출, 적격대출 특별공급을 통해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다자녀 가구를 위한 전용 보금자리론 또한 출시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여 60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기존에 마련한 주택을 현금으로 유동화하여 노후 생활자금으로 활용하도록 주택연금을 공급하고 있다. 주택을 소유한 노년층에게는 자녀상속 등 주택 소유개념에서 벗어나 사망 시까지 자기 집에 살면서(주거개념) 연금을 받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는 주택연금이 정답이다. 주택금융공사가 최근 실시한 주택연금 수요실태조사에서 주택을 보유한 노년층의 25.7%가 “집을 자녀에게 상속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4명 중 1명은 자녀에게 집을 물려줄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집은 자녀에게 물려주는 재산이 아니라 나의 노후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시장이 거주라는 주택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여 작동한다면 국민 대다수가 만족스러운 집에서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고, 포용적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자신이 사는 곳에서 행복감을 느낄 때 포용적 성장의 선행조건인 양보와 화합을 통한 사회적 합의가 원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널리 보급된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네트워크와 증강현실 등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미래의 집은 단순한 주거공간에서 일과 레저를 통합한 복합공간으로 확장될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미래사회에서 주택이 사람의 삶과 행복에서 차지할 비중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경쟁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의 주택 마련에 중심을 두어 생애주기별 맞춤형 주택보급을 최대한 확대하는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더 많은 국민이 쾌적한 보금자리에서 일과 생활을 함께하며 행복한 삶을 누리는 세상을 위해 “주거복지에서 행복노후까지 함께”를 추구하는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노력에 보다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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