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7일 북한을 방문한다.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북한 비핵화 관련 후속회담을 갖기 위해서다. 상황은 심상치 않다. 미국 내 일부 언론이 북한에서 비핵화에 역행하는 조처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비핵화 전망을 회의적으로 보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어서다. 미 의회 일각에서도 이런 보도를 근거로 트럼프 행정부에 엄정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다. 북미가 후속회담에서 해결해야 할 또 다른 과제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이 미 정부를 속이고 핵탄두와 미사일, 핵시설 수를 줄여 신고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NBC 방송은 “북한이 최근 몇 달간 비밀장소에서 핵무기 원료인 농축우라늄의 생산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이나 정보 당국의 보고서를 인용했지만 아직 공식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런 보도가 북미 회담의 성공을 가로막는 ‘디테일의 악마’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1998년 뉴욕타임스가 북한 금창리 핵시설 의혹을 제기했다가 현장 확인 결과 텅 빈 동굴로 드러난 게 한 예다.

그런 만큼 북한은 후속회담에서 이들 의혹에 대해 명쾌히 해명할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으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나 6·12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의 진정성에 대한 의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1994년 체결한 북미 제네바합의나 2005년 도출한 6자회담 9·19 공동성명처럼 많은 공을 들인 비핵화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 이젠 그런 악순환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우선 6·25전쟁 때 숨진 미군 유해부터 송환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했다는 동창리 미사일엔진 시험장 폐기 약속도 지키길 바란다. 그렇게 쌓은 신뢰 위에서 북미가 ‘비핵화·체제보장 시간표’를 짜나가는 게 순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에) 진전과 모멘텀을 봤다”며 신뢰를 보냈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마지막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