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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깔때기의 교훈 /신한춘

‘빨리빨리’ 문화에 함몰, 엉뚱한 결과·불행 자초

급할수록 신중 기하고 순리 따르면 성공 가능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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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26 19:03:22
  •  |  본지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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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때기’라는 작고 간단한 도구가 있다. 요즈음 사람들은 이 깔때기가 무엇에 쓰는, 어떻게 생긴 것인지 잘 모를 만큼 드물게 쓰이는, 평소에는 잘 쓰지 않는 물건이다. 한자로는 ‘누두(漏斗)’라고 하는데 입구가 좁은 병에 물 등을 부어서 담을 때 병 입구에다 끼워서 사용하는 나팔처럼 생긴 것이라고 설명하면 다들 “아하!” 하면서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뜬금없이 왜 깔때기 이야기를 하는가 하고 반문할 수도 있는데 이 보잘것없는 깔때기를 사용하면서도 우리는 여기에서 뭔가 가슴으로 느끼고 배울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귀찮다고, 또는 성급한 마음에 좁은 병의 입구에 깔때기를 사용하지 않고 물을 그냥 부으면 병에 들어가는 양보다 더 많은 물이 밖으로 새고 주위를 지저분하게 만든다.

즉, 깔때기를 사용하면 누수 없이 깔끔하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물이 넘쳐나거나 흘리지 않아 주변을 깨끗하게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깔때기를 사용하면서도 한꺼번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부으면 물이 병으로 쉽게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밖으로 물이 넘치게 된다. 깔때기를 사용하되 그 분량에 맞게 물을 적당히, 천천히 부으면 물은 깔끔하게 원하는 양만큼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병에 물이 차오르는 것도 세심하게 살피지 않고 계속 깔때기에 물을 부으면 결국 물은 깔때기의 용량을 벗어나 밖으로 넘치게 된다. 결국 편리하고 유용하게 하기 위하여 사용한 깔때기가 오히려 성급하고 잘못된 사용으로 인하여 사용하지 않음만도 못한 엉뚱한 결과를 초래하고 마는 것이다.

깔때기 하나에서도 우리는 매사에 내게 아주 매력적인 것이나 매력적인 일이 아니면 귀찮아하는 게으른 마음을 고쳐야 하고, 별 생각 없이 행하는 조급함이나 성급함을 돌아보고 반성하고, 차례를 지켜 매사에 순리를 따르고 신중함을 가져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좀 빗나간 이야기지만 요즈음 젊은이들 사이에 병째로 술을 마시는 것이 유행인데 한편으로는 그 모습이 쿨하고 멋지고 스케일이 크게 보일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권장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술병이든 물병이든 약병이든 병은 병으로서의 제 역할이 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잔이나 그릇은 그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급해도 실을 바늘허리에 매어서는 바늘이 해야 할 그 목적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다.

모든 일에는 그 일이 크건 작건 간에 합리적인 절차와 방법이 있고 그 모든 곳에는 언제나 순리가 따라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급한 마음만 가지고 설마하는 마음으로 순리에 역행하거나 정해진 순서를 따르지 않으면 그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정성을 다하고 순리에 따라 차근차근 해 나갈 때 성공은 보장되는 것이다. 나아가 큰일에도 이런 논리는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이는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수차례 경험하는 내용이다.
옛 속담에도 “급할수록 돌아가라”라고 했듯이 화급을 다투는 일일수록 빨리 시도하는 그 자체는 괜찮으나 마음이 급한 나머지 순리에 역행하거나 또는 순서를 지키지 않거나 우격다짐으로 무조건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달이 나고 그 결과는 대부분 후회하는 쪽으로 귀결된다. 급할수록 신속하되 신중을 기하고 아울러 반드시 순리나 순서에 따라야 한다.

지금 우리는 첨단 과학시대에 살면서 매사에 너무나도 성급한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해 너도나도 성급함이나 조급함에만 함몰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피드가 관건인 시대에 빠른 것은 필요하고 유익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빠른 것에만 사로잡혀 조급함과 부실함이 어우러짐으로써 이 두 조합이 만들어내는 걷잡을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나 일어날 수 있는 엄청난 불행한 일들을 반드시 경계하고 또 경계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이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어처구니없이 횡행하는 절차를 무시하거나 순리를 거스르는 이른바 역리가 과연 어떠한 결과나 어떠한 불행을 초래할 것인지 한번 상상해 보라.

예를 들면 어떤 대형 공사를 추진함에 있어 정당하게 채워야 할 최소한의 공기마저 얼렁뚱땅 단축하고 당연히 부담해야 할 정당한 공사비를 줄이기 위한 졸속이나 부실공사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어떠한 불행으로 이어질지는 불을 보듯 명확하다고 할 것이다. 이 세상을 안전하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위에 언급한 깔때기의 교훈을 가슴에 새겨 급할수록 돌아가는 자세로 순리를 좇아 물 흐르듯이 살아야겠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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