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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크로스체크’(cross-check) 우리도 해보자 /성민선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6-19 18:47:25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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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끝났지만 후유증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네거티브로 물든 6·13지방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지역은 도지사 후보와 여배우 간 불륜 스캔들이 세간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같은 지역 광명에서는 특정 시장 후보의 사무원이 지인에게 나눠준 에코백을 향해 ‘금품 살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남 담양·장성군에서는 군수 후보들 간 ‘성추행’에 대한 맞고소 공방전이 이어졌고, 경남 교육감 후보 사이에도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여러 곳에서 고소·고발의 아우성이 들렸다.

물론 정계에 진출할 사람이라면 그러한 의혹과 부패에 대해 당연히 청렴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나라 선거문화가 정책에 관한 논의보다는 상호 비방과 흑색선전의 자극에 입맛이 길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이번 총선에서뿐만 아니라 꽤 오래전부터 있어온 일이다. 선거철마다 원색적 네거티브에 관심이 쏠리면서,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공약에 대해 미래지향적인 고민을 함께 나눠 볼 기회는 몇 없었다.

정책 논의보다 네거티브 공방에 대중의 관심이 쏠리면서, 선거철마다 자극적인 이슈들이 활개를 쳤던 원인으로 정보 유통 채널의 영향을 빼놓을 수가 없겠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유권자가 선거에 관한 정보를 얻을 통로는 부지기수로 늘어나고 있다. 후보자 또한 SNS를 통해 유권자와 소통할 수 있게 됐고, 선거운동도 온라인으로 가능한 시대다. 그러나 동시에 매크로 조작·여론 공작 등 사이버 선거 범죄도 급증했다. 그중 횡행하는 ‘가짜뉴스’가 오늘날 대중의 정보환경을 더욱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6·13지방선거 사범 수사 상황을 살펴보면 ‘가짜뉴스’ 혐의가 가장 많다. 지난 14일 대검 공안부가 밝힌 수사 현황에 의하면, 입건된 전체 2000여 명 중 812명이 가짜뉴스 및 거짓말 사범이었다. 이는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하면 20% 넘게 증가한 비율이다. 지금 검찰에서는 ‘가짜뉴스 전담팀’까지 꾸려졌다. 더 이상 가짜뉴스는 우리에게 ‘저급하고 흥미로운 낭설’ 정도가 아니라 시급히 뿌리 뽑아야 할 사회적 문제다.

다행히 일부 기업이 심각성을 깨닫고 가짜뉴스 근절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이다. 국내 포털업체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가짜뉴스 규제 기준을 마련했다. 조작된 댓글이나 허위 정보가 담긴 게시물을 삭제하는 등 자정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5월 10일 자 국제신문에 의하면, 네이버가 ‘드루킹’발 댓글 조작사건 재발을 막기 위해 뉴스 편집 작업을 중단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구글과 페이스북 또한 AI 시스템을 통해 가짜뉴스를 자동으로 걸러내는 서비스를 구축 중이다. 언론도 대안을 마련해주었으면 한다. 온라인 기업들이 가짜뉴스 문제에서 메커니즘적인 부분을 개선하더라도, 가짜뉴스의 진위를 검증하고 분별할 수 있는 능력은 저널리스트에게 있다. 그들이야말로 팩트체킹에 대해 소명의식을 가져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프랑스가 대선 기간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했던 ‘크로스체크 프로젝트’도 저널리스트 수백 명의 힘이 전제돼있었다. ‘크로스체크’는 가짜뉴스 홍수 속 독자들에게 정보 분별 능력을 배양한 성과 깊은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프랑스 언론사를 비롯한 대학·IT기업·비영리 기구가 협업해 인터넷에 떠도는 루머와 조작된 기사에 대한 사실 여부를 검증하고, 그 결과를 전용 사이트에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검증된 정보들은 ‘vrai(진짜)’‘faux(가짜)’‘preuves insuffisantes(근거 불충분)’ 표시로 분류되며, 팩트체킹에 참여한 언론사의 로고와 함께 기사 형식으로 화면에 실린다.
우리도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 프랑스 크로스체크에 참여한 33개 언론사 중 10곳이 지역 언론이었다. 우리도 중앙일간지뿐만 아니라 지역 언론까지 아우르는 ‘크로스체크’를 이뤄보자. 저널리스트는 언론의 사회적 가치를 되높이고, 독자는 정보를 올바르게 분별할 능력을 얻는 윈윈(Win-Win) 현상이 머지않아 실현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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