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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워라밸시대의 일하는 방식 /채창일

적게 일하고 생산성 향상, 워라밸시대 고민과 과제…개인·조직·사회가 변해야 업무환경·기업문화 개선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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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05 19:05:57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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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 소확행 등 현대인의 삶의 가치가 반영된 신조어가 유행이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의미처럼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요즘 많은 기업 역시 구성원들의 일과 가정의 조화를 꾀하며, 삶의 행복과 생산성을 같이 향상시키는 워라밸 해법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세계적인 노동정책의 변화, 고령화, 가치관의 변화 등 시대적 상황이 더 이상 과거의 업무 방식만을 고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오는 7월부터는 법정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으로 축소되어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더 절실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과 생활을 균형 있게 만들까. 우리나라의 연 평균 노동시간은 2016년 기준 2069시간으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무려 305시간 더 많다. 반면, 시간당 노동생산은 OECD평균에 비해 15달러 정도 적은 31.8달러이다. 연간 실질임금은 구매력평가(PPP) 기준 3만2399달러, OECD평균 4만2786달러로 생산성과 실질임금수준이 OECD 평균에 비해 각각 80%, 75% 수준이다. 더 오래 일하고 더 적게 생산하고 더 적게 벌고 있다는 의미다. 줄어든 법정근로시간을 고려하면 더 적게 일하면서도 생산성을 어떻게 더 향상시킬 것인지 고민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일하는 장소, 직원, 기술을 결합하여 새로운 업무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서류 없는 회사 만들기, 자유좌석제, 재택근무 및 원격 근무를 활성화하고 있다. 캘린더 일정 공유 기술, 화상·음성 회의 기술을 활용해 재택근무나 출장 중에도 협업한다. 본인의 실적 이외에도 동료를 어떻게 도왔는지, 동료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도 평가하는 협업 문화와 인사 평가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혁신으로 확보한 시간을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에 집중 투자한다.

첨단기업이 아닌 유통기업 신세계는 주 35시간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면서 업무 효율을 유지하기 위해 전방위적 개선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점심시간 준수, 흡연실 폐쇄, 회의 및 이동거리 최소화, 상품 분류·발주시스템 개선으로 업무 시간을 단축했다. 필자의 기업도 정보통신기기 등을 활용해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방식인 스마트 워크를 비롯한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퇴근 시간과 근로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하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확대 시행하고, 업무수행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 완전한 재량을 부여하는 새로운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2주는 60시간씩을 일하고, 2주는 10시간만 일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파격적인 업무 방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먼저 몇 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 첫째,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유연한 업무 환경, 둘째,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 통신기술 시스템 구축, 셋째, 권한 위임과 철저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협업하고 도전하는 성장형 사고 방식을 가진 구성원들, 넷째, 이 같은 구성원을 모집 채용 교육 성과보상관리하는 인사시스템의 구축이다. 마지막으로 CEO의 의지와 기업문화가 좀 더 개방적이고 포용적으로 형성돼야 한다. 모든 기업이 실리콘밸리 업무방식을 도입할 수는 없지만, 과거 운영 방식과 시스템만을 고집한다면 더 큰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지금의 업무는 프로젝트별 가변적이고 다양한 업무 병행, 창의적 업무가 더욱 많아지고 있으므로 업무 특성, 기업문화, 조직의 상황과 특히 구성원의 능력과 성숙도에 따라 다양하게 설계돼야 한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문화 형성도 중요하다. 작년 일본 강소기업 벤치마킹을 간 적이 있는데, 그곳의 구성원들은 스스로 만든 연구회를 통해 끊임없이 원가 절감,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을 위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있었다. 구성원 노력에 상응해 기업에서는 근로시간의 단축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행복까지 고려하는 보다 근본적인 워라밸 정책도 필요하다.

워라밸과 행복은 시간이 주어진다고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떤 활동과 상태에 따라 지속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수준이다. 구성원 자신도 개인생활에 있어 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먼저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몸을 피로하게 하는 행위는 되도록 삼가고, 적절한 운동을 통해 신체적 에너지를 얻는 것이 필요하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취미나 자기계발에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행복한 사람이 일도 더 잘한다. 일은 오래하는 것이 아니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한 워라밸을 위해서 개인, 조직, 사회가 같이 변화를 해야 할 시점이다.

㈜경성리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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