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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소아마비의 원인, 폴리오바이러스 /김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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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6-04 19:24:02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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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는 소아마비(polio, 폴리오, 유아기 마비)를 일으키는 원인 바이러스이다. 소아마비는 척추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파괴되어 한쪽 팔이나 다리의 근육과 같은 특정 근육을 영구적으로 마비시키는 질병이다. 초기에는 뇌막염, 두통, 열 등 으로 시작하여 나중에는 마비가 온다. 그 뒤 몇 주 또는 몇 달이 지나면 근육이 오그라들고 영향을 받은 쪽의 뼈는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는다.

폴리오바이러스의 숙주 범위는 매우 한정되어 사람과 침팬지, 원숭이만을 감염시킨다. 이러한 이유는 폴리오바이러스의 세포 수용체가 영장류에만 있기 때문이다. 폴리오바이러스는 입을 통해서 몸 안으로 들어오며 위산, 단백질 분해 효소, 담즙 등에 저항성을 나타내어 장관계에서 생존이 가능하다.

소아마비는 세 가지 유형의 폴리오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항혈청에 따라 1·2·3형으로 구분된다. 폴리오바이러스는 작고 피막이 없으며 단일가닥의 RNA를 갖고 있다. 수많은 바이러스 중 분자 수준의 연구가 가장 잘 진행되고 있는 바이러스이다. 소아마비에서 회복되어 살아남은 사람 중 일부는 급성 소아마비가 발병한 뒤 15~50년 동안 약간의 근육 통증과 허약함, 근육퇴화 등의 폴리오증후군(post-polio syndrome)을 갖게 된다. 이렇게 근육이 약해지는 후유증은 폴리오바이러스의 재발성 복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급성 소아마비에서 회복되는 동안 살아남은 신경세포들이 죽은 신경세포의 기능을 담당하려고 가지를 뻗기 때문이다.

위생수준이 아주 낮은 지역에서는 폴리오바이러스가 대변-구강 경로로 전염된다. 어린이 대부분은 모체로부터 태반을 통해서 항체를 받는다. 신생아들은 모체의 항체가 몸 안에 약 2~3개월 동안 남아 있어 소아마비 바이러스의 신경계 침투를 부분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일반 대중과 비위생적인 상황에 접하면 폴리오바이러스에 노출되어 신생아들의 목구멍과 장에 감염되고 평생 면역을 얻게 된다.

소아마비를 예방할 수 있는 것은 근대 의학의 승리이자 감염성 질환에 있어서 가장 위대한 성공 사례 중 하나이다. 소아마비를 통제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두 사람은 알버트 새빈(Albert Bruce Sabin, 1906~1993)과 요라스 썰크(Jonas Edward Salk, 1914~1995)이다. 이들은 강력한 경쟁자였으며 아쉽게도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알버트 새빈은 24년 동안 소아마비 예방을 위해 약독화 생백신 개발에 전념했다. 1967년 그는 야생의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원숭이의 신장세포에서 여러 세대 배양시켰고, 그 독력을 감소시켜 약독화 생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그의 이름을 본 따 ‘새빈 백신(Sabin vaccine)’이라고 하였으며, 입을 통해 넣을 수 있는(경구 복용) 장점이 있다. 약화된 독소의 소아마비 백신이 장에서 복제되더라도 세 가지 바이러스 사이의 상호작용이 백신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한 가지보다는 세 가지 모두를 취하는 것이 낫다. 이 생백신은 점막 면역을 유도하고 집단 면역을 유도하여 불활화 백신(Salk 백신)보다 뛰어난 이점이 있어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1953년 요라스 썰크는 포르말린으로 죽인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사용하면 소아마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하여 ‘썰크 백신(Salk vaccine)’이라는 불활성 백신을 개발했다. 그는 원숭이의 신장세포에서 폴리오바이러스를 배양하여 포르말린으로 불활성화했다. 이 백신은 소아마비를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최대한의 보호를 위해 장시간의 주입이 요구되는 단점을 갖고 있다.
예방 접종이 시행되기 이전에 소아마비로 인한 사망률은 5~7%였다. 대부분 발병 후 2주 이내에 사망하였으며, 발병 후 10일 이내에 마비 정도가 심할수록 최종 불구 정도도 심해졌다. 예방 접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면서 발병률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994년 서유럽에서, 2000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서태평양 지역에서 소아마비 박멸을 선언했다. 모든 소아는 예방접종 스케줄에 따라 예방접종을 실시해야 하며 환자가 발생하면 표준 및 접촉 격리를 시행해야 한다.

인제대 교양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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