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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각] 지방선거는 먹고사는 문제다 /손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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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5-16 19:31:13
  •  |  본지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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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 ‘지방선거 실종’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을 두고 이런저런 해석이 나온다. 한반도를 넘어서 세계적 이슈로 부상한 ‘남북·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온 겨례의 기대와 관심이 지방선거를 삼키고 있다는 진단이 있다. 탄핵사태로 집권한 대통령의 높은 인기와 보수야당의 끝을 알 수 없는 추락으로 승부가 싱거워진 탓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지방선거 실종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은 집행기준 비율로 보면 4 대 6 가까이 된다. 주민의 실제 생활에 미치는 정도를 보아도 지방정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내 집 앞의 쾌적한 환경, 내 아이의 학교 문제는 중앙정부보다 지방정부와 교육청의 의지가 더 결정적이다.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복지 확대 등도 지방정부의 고민과 의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중앙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산업과 복지 등 주민생활을 책임지던 시스템은 더는 유효하지 않다.

주민생활과 직결되는 지방선거가 빅이벤트나 여당 독주 때문에 ‘실종’되고 있다는 데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지방선거 실종 현상 뒤에는 중앙 정치세력의 기득권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진단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공약을 보면 이런 분석은 더 선명해진다. 민주당이 지난 14일 발표한 지방선거 5대 핵심 약속은 청년행복, 미세먼지 해결, 국민생활 안전, 혁신성장, 한반도 평화를 담았다. 한국당은 앞서 11일 최저임금 합리화, 가구별 최저소득 보장,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 전통시장 살리기를 1차 공약으로 제시했다. 어디에도 지방분권형 개헌을 비롯한 자치권 확대, 지역중심의 지역발전 전략, 지역맞춤형 복지 방안은 명시되지 않았다. 지방선거에서 애써 지방이라는 가치가 부각되는 것을 덮으려는 검은 속내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살 만하다.

여야는 지난 대선 때 이번 지방선거와 동시에 지방분권형 개헌을 약속하고도 뒤집었다. 지역의 미래를 주민이 선택하는 지방선거를 중앙권력에게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에 연목구어였는지 모르겠다. 지방분권개헌국민연대가 15일 분권형 개헌 무산을 두고 국회 해산까지 거론한 것도 중앙정치권의 권력 독점 카르텔에 대한 비판이다.

지난해 촛불혁명에 대해 국가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국민주권을 확인한 쾌거라는 평가가 있다. 같은 논리로 지역의 주인은 주민이라는 주민주권이 보장될 때 민주주의는 완성된다. 주민이 중앙권력에 종속되지 않는 주민주권시대의 개막은 중앙정치권력의 지방선거 왜곡을 바로잡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지방자치에 대한 후보들의 시각을 철저히 따져야 한다. 평소 언행은 미래 행동을 결정한다. 직접적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해 어떤 입장을 견지했는지를 따져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1970년대부터 중화학공업으로 살아온 부산 울산 경남은 총체적 산업위기를 겪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의 성장동력이 꺼져가고 있다는 통계가 쏟아진다. 중화학산업이 구조적 침체기에 빠지면서 실업이 증가하고 지역경제 전반이 휘청거리고 있다. 지역경제의 역동성을 되살리는 대책을 제시하는 후보를 찾아내야 한다.
10여 년 전 경남 거제의 대형 조선소 기술임원은 “기술력이 선진국 대비 97%를 넘어섰다. 값싼 노동력으로 저가 공세를 펴는 중국은 경쟁상대가 아니다”고 자신했다. 국내외 연구기관 다수가 한국 조선업의 위기를 예측하던 때였다. 조선산업의 현주소는 중앙정부도, 지방정부도, 기업도 미래를 준비하는 데 실패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대량실업의 고통을 10년 뒤에 또 겪을 수는 없다.

부산은 ‘젊음’을 되찾는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를 찾는 게 급선무다. 단순히 전국 최고의 고령화와 인구 유출을 막자는 게 아니라 신성장동력을 찾고 실현할 수 있는 비전과 역량을 갖춘 후보를 가려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시기 지방정부에 대한 평가라고 해도 좋다. 울산과 경남은 조선업 회생만큼이나 대체산업 육성이 중요한 과제이다. 경남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동부권과 서부권의 격차 해소라는 숙제도 풀어야 한다. 지방선거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이보다 무겁고 급한 경제문제는 없다.

서울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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