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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부즈맨 칼럼] 일상의 장벽을 무너뜨리자 /우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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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5-01 19: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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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의 정상이 만났다. 70년간 보이지 않았지만, 그 누구도 넘어갈 수 없던 장벽인 군사분계선. 남쪽의 정상이 11년 전 걸어서 통과했던 것처럼 북쪽의 정상이 지난달 27일, 그 장벽을 한달음에 넘어 내려왔다. 장벽이란 통행을 가로막는 길고 매우 높은 벽을 말한다. 역사 속 ‘베를린 장벽’ 역시 아주 높았고, 체제 안전을 위한 중국과 홍콩 사이의 장벽도 만만치 않으며 그중 제일은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놓이고 있는 9m의 장벽일 테다. 이처럼 장벽이라 하면 자유로운 이동과 통과를 막는 견고하고 거대한 모습이 연상되지만 내가 최근에 들었던 장벽은 작고 낮았다. 그 장벽은 겨우 5㎝. 그는 그 장벽 역시 누군가의 가능성을 막는 ‘5㎝의 장벽’이라 불렀다.

5㎝의 작은 차이로 누군가에겐 갈 수 있는 건물과 오를 수 있는 도로가 갈렸다. 절대 크지 않지만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막았으니 이 또한 분명한 장벽이며, 동시에 특정 대상에게만 해당하는 차별적인 장벽이다. 그는 이처럼 다수가 눈치채지 못하는 5㎝의 장벽이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으며 장벽을 쉽게 넘나드는 이들의 적극적인 관찰과 역지사지의 시선이 아니면 이 장벽들은 스스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장애인의날을 맞아 기자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도로를 이동했던 기사가 있었다. 장갑을 끼고, 비 오듯 땀을 흘리고서도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단 체험은 인도, 버스, 계단에 얼마나 견고한 장벽이 있었는지를 꺼내주었다.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 잊지 못하는 기사들이 있다. 주택청약을 위해 거리에서 직접 밤을 새웠던 기사와 고독사의 위험이 높은 지역에 거주하며 이웃의 문을 하나씩 두드려갔던 기사다. 내 집 마련의 큰 장벽과 우리 공동체를 가로막는 심리적 장벽을, 기자가 직접 현장의 일원이 되어 마주했던 이야기였기에 아직도 기사의 울림이 남아 있다.

이처럼 기사를 통해 우리 사회에 숨어 있는 장벽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혹은 우리의 무관심으로 만들어진 차별적인 장벽에 먼저 주목해야 한다. 생물학적 성에 의한 장벽, 학력에 의한 장벽, 신체 능력에서의 장벽, 정책이 이행되는 과정에서의 장벽이 있는지를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가 들으며 전달하는 것이다. 부산은행 채용 비리 또한 차별적인 장벽이었고 지방분권이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정작 지방의회 내에서 소수정당과 청년정치인을 향한 분권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 또한 차별적인 장벽이다. 언론은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또한, 언론은 장벽에 대한 주목만큼이나 그것을 전달하는 방법도 세심하게 고려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된 기사에서 공동선언과 공동성명의 내용에 대해 조정이 있을 것이라 했지만 공동선언과 공동성명의 차이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오지 않았다. 또 다른 예로 삼성증권의 유령주식과 관련하여 지난달 11일 ‘삼성증권의 연기금 투자 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졌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연기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연기금은 연금기금의 약자로 아주 쉬운 용어일 수 있지만, 삼성증권 사태로 처음 금융에 첫 관심을 가지는 이에겐 이해를 막는 낯설고 어려운 단어일 수 있는 것이다.

배리어프리(장벽-Barrier + 없다-Free) 건축이 있다. 계단 대신 엘리베이터를 만들고 점자블록을 만드는 것이다. 심미적인 디자인과 이용 가능한 디자인을 구별하는 것이다. 배리어프리 영화도 있다. 영화에 나오는 화면을 음성으로 전달해주고, 영화에 나오는 음성을 시각적으로 전달해 모든 사람이 영화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영화다. 이용자의 장벽을 없애는 노력은 매일 부산 전역에 전달되는 국제신문의 어법에도 같이 적용될 개념이다.
거대한 장벽을 넘어 평화의 시대가 가까워지는 지금, 누군가는 여전히 내 일상의 평화를 외치고, 내 삶의 가능성을 가로막는 장벽의 무너짐을 바라고 있다. 이제 현장으로 들어가 특정 대상들에게 차별적으로 가해지는 장벽이 얼마나 거센지를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해당 영역의 전문지식과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사회의 다른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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